[마켓in][외환브리핑]스프링

황수연 기자I 2011.12.23 09:04:46
마켓in | 이 기사는 12월 23일 09시 0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황수연 기자] 혹자는 환율을 스프링(용수철)에 비유한다. 스프링은 누르면 튀어오르는 탄성을 가졌다. 스프링의 속성을 지니고 있는 환율도 어느 정도는 튀어주는 게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환율의 변동성을 관리하지만, 때론 되레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그의 생각도 마찬가지 맥락에서다. 세게 누를수록 그 반작용에 환율은 더 크게 튈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유럽이 몰고온 재정위기는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심리를 증폭시켰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달러-원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재정위기의 해결을 위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 각종 이벤트가 이어졌지만 시장은 실망만 반복했다.

이런 분위기만 보면 환율은 언제든 힘차게 튀어오를 만하다. 혹자의 말대로라면 기본적인 속성도 그러하거니와 유럽의 재정위기와 관련해 딱히 개선되는 것이 없는 만큼, 위험자산 기피심리는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쪽에서 뜻밖의 희소식들이 전달되면서 오르고 싶어하는 환율이 다소 억눌리고 있다.

간밤에도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다. 11월 경기선행지수는 0.5% 상승하며 2개월 연속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갔고 신규 실업수당신청자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고용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12월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가 시장예상을 상회하며 가계 소비심리의 회복세를 짐작케 했다. 연이은 지표 호조는 간밤 뉴욕 증시의 반등을 이끌었다.

다만 지수의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시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언제 또다른 악재가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을 안고 있는 탓이다. 특히 독일이 유로본드 도입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조치 등 최종 해법과 관련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프랑스를 비롯한 유로존 핵심 국가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간밤 역외환율은 내렸다. 22일 (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1개월물 달러-원 차액결제선물환(NDF)은 1150.1원으로 전일 국내시장 현물환 종가 1156.2원 대비 6.1원 내렸다.

오늘(23일) 달러-원 환율은 역외환율에 힘입어 하락 출발한 뒤 1150원대에서 방향성을 모색할 전망이다. 불안함은 여전하지만 연말 거래량이 적은 데다가 적극적인 포지션 플레이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장중 수급에 따라 일시적 쏠림은 있을지 모르지만 1150원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공산이 크다. 위로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매도)이 아래쪽으로는 수입업체의 결제수요(달러매수)가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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