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8월 17일 08시 33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이재헌 기자] 국내 증시가 사상 세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광복절 연휴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사이 뉴욕 증시가 회복세를 보인 덕이다. 이에 전일 국내 채권시장은 조정을 보였다. 하지만 증시 상승폭에 비해서는 그야말로 소폭 조정에 그쳐 선방했다. 특히 장 마감에 가까울수록 매수가 꾸준히 들어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줬다.
잠잠했던 유럽의 재정위기가 더 심해지면 채권 선호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가격 부담이 있는 채권시장이 추가 강세를 맞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의 위기가 더욱 심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전일 유럽의 움직임은 시장참가자들의 경제위기 우려를 키운다.
간밤 유로존 경제의 거목인 프랑스와 독일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가졌다. 유럽 재정위기 극복 해결에 열쇠를 쥔 두 정상의 만남이기에 시장의 관심은 컸다. 하지만 두 정상은 유로존 재정 위기 해결의 실탄이 될 자금마련 방법에 합의하지 못했다. 유럽공동채권(유로 본드) 도입과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확대에 반대하며 시장의 기대를 저버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단일 빅뱅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의 실망은 컸다. 지난번 유럽중앙은행(ECB)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유럽국채 매입 가능성을 시사했기에 시장에서는 이미 유럽위기에 대한 우려가 짙었다. 이 상황에서 추가 조치가 나오지 않자 시장은 유럽의 결속력과 문제 해결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또, 금융거래세까지 도입하기로 하면서 유럽 시장의 진입장벽을 두텁게 했다. 독-프의 두 총리는 `안정`을 이야기 했지만 시장은 이를 `안일`로 받아들였다. 독일과 유럽 17개국의 2분기 성장률이 각각 0.1%, 0.2% 성장에 그친 상황이기에 실망감을 더욱 컸다.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유럽 위기의 불안이 고조되면서 미국채 가격은 또 한번 뛰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2bp 떨어진 2.2143%에 거래됐다. 30년물은 14bp 떨어졌고 2년물과 5년물 역시 각각 1bp, 8bp씩 내렸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국채등급과 전망을 `AAA`, `안정적`으로 유지한 점도 시장에 안정을 줬다.
17일 국내 채권시장 역시 이와 같은 움직임을 따라간다면 재차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유럽을 포함한 외국인의 자금이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다면 국채 시장은 흔들릴 수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간담회에서 "유럽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서 유럽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간밤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혼조를 보였다. 미국의 7월 주택착공은 전월보다 1.5% 감소하며 주택경기 부진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7월 수입물가는 0.3% 올랐다. 불경기에 물가마져 오른다면 소비가 더 위축될 것이다. 반면, 7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9% 늘어나 올들어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뉴욕 증시는 유럽 위기의 우려와 지표들의 영향이 혼재되며 약보합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전일보다 76.97포인트(0.67%) 하락한 1만1405.93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97%, 1.24% 떨어졌다.
국내에서는 오전 10시30분부터 정부중앙청사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가 열린다. 한국은행은 오전 10시에 통화안정증권 2년물의 입찰을 실시한다. 한국가스공사는 본드웹 옥션시스템을 통해 7년물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