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청약 가점제 도입과 추석 연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는 건설업체의 조기분양 전략이 맞물리면서 10월에만 전국적으로 10만여 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이는 2000년 이후 월별 최대 물량이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분양 홍수’로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하지만 12월부터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저렴한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어서 실수요자는 당첨 가능성과 저렴한 분양가를 놓고 저울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약 가점제와 추석 연휴 겹쳐 10월로 대거 연기=당초 9월 중 분양에 나설 예정이던 경기도 양주시 고읍지구 아파트(6개 단지 3465가구)단지가 10월 초로 분양을 연기했다. 10월에는 서울 은평뉴타운 1지구 4514가구(조합원분 포함), 경기도 파주 운정지구(4855가구) 등 인기지역 분양도 줄을 잇는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9월 분양을 연기하는 건설사들이 속출하면서 10월에 전국적으로 167개 단지에서 10만2534가구(일반분양 9만2435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10월 분양이 급증한 것은 정부가 9월 이후 분양승인을 받은 아파트 단지는 9월 17일 이후에 분양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여기다가 9월 17일 이후 청약을 받을 경우, 계약기간 등이 추석연휴(9월 23일~26일)와 겹쳐 건설사들은 분양을 10월로 대거 연기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회피물량 11월에 몰려=11월에도 분양 홍수는 이어질 전망이다. 건설사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기 위해서는 8월 말까지 사업승인을 신청하고 11월 말까지 분양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에서 주택사업승인 신청서류가 접수된 민간아파트만도 5만여 가구로, 대부분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분양될 전망이다. 이 물량은 올 들어 7월까지 수도권에서 사업승인이 난 물량(3만7000여 가구)보다 35%나 많다. 부동산 업계는 분양가 상한제 회피 물량이 10월과 11월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12월 이후 분양 물량은 급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지역 미분양 등 예상=청약가점제로 오히려 당첨 확률이 낮아지는 신혼부부나 유주택자들이 최근 청약에 나서면서 분양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고분양가 논쟁이 있었던 용인시 상현동 현대힐스테이트가 최고 16.9대 1로 전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그러나 10월 이후에는 분양물량이 쏟아져 일부 단지의 미분양도 예상된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무더기 분양으로 청약일정이 겹치고 12월에 나올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부 단지는 미분양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청약가점에 따른 전략 세워야=실수요자들은 우선 자신의 청약가점부터 확인해야 한다.
금융결제원사이트(www.apt2you.com) 등에서는 자신의 가점을 확인할 수 있고 모의 청약도 가능하다. 가점 등을 잘못 기재할 경우, 부적격 당첨자로 분류돼 당첨 취소·재당첨 금지 등의 불이익을 받는 만큼 철저한 사전 청약 연습은 필수. 전문가들은 가점이 높다면 굳이 연내에 청약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분양예정인 광교신도시와 2009년 분양하는 송파신도시는 50점대 이상, 파주신도시와 서울 은평뉴타운 등은 40점대 이상이면 당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청약가점제·분양가 상한제=청약가점제는 무주택기간,청약통장 가입기간, 부양 가족수에 따라 점수를 부여해 우선 당첨권을 주는 제도. 9월 17일 이후 청약받는 아파트부터 중소형 평형(85㎡ 이하)은 전체 물량의 75%, 중대형 평형은 50%에 가점제가 적용된다. 정부가 정한 건축비와 택지비 등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 가격이 저렴한 분양가 상한제 민간 아파트는 12월부터 일반에 분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