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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아파트에만 목 매시나요?

조선일보 기자I 2007.04.24 08:51:53

부동산 관심을 상가·오피스텔·펜션으로…

[조선일보 제공]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아파트의 위세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주택 담보 대출 옥죄기가 힘을 발휘하고 있는 데다 오는 9월 시행되는 청약가점제와 분양가 상한제가 아파트 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하지만 시중에는 여전히 약 500조원의 부동(浮動) 자금이 떠돌고 있다. 이 돈은 어디로 갈까. 전문가들은 이 자금 중 일부는 주식 시장 등으로 떠나겠지만, 부동산 선호도가 강한 일부 자금은 여전히 상가·오피스텔 등 ‘대체 상품’을 찾아 부동산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의 대명사 ‘상가’

상가는 전형적인 수익형 부동산이다. 최근 주택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고정적 월수입이 가능하고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면 차후에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최근에는 입주가 임박한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일대 상가의 열기가 뜨겁다. 삼성타운 입주가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2만여명의 유동인구가 확보된다는 기대 덕분이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삼성 직원들이 대거 유입된다는 게 매력이다. 소규모 음식점이 대부분이었던 기존 상권이 삼성맨을 타깃으로 한 고급 한정식, 패밀리레스토랑, 쌀국수집, 테이크아웃 커피점, 인도 요리점 등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기존 점포의 권리금도 삼성타운 조성 계획이 발표된 3년 전에 비해 2배로 뛰었다. 삼성타운 주변 1층 상가 40∼50평 규모의 권리금이 3억원 안팎이다. 임대 보증금도 3억∼5억원에 월세는 1000만∼15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모든 상가가 유망한 것은 아니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일부 테마상가나 민자역사 상가 등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아파트 입지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고, 특히 대형 마트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택지 지구 내 근린상가와 역세권 상가의 경우, 분양가가 너무 높은 곳이 적지 않다.

따라서 상가에 투자하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 상권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분양업체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홍보하더라도 100% 믿지 말고 입지와 유동인구, 업종 등을 꼼꼼히 분석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 초보 상가 투자자라면 권리금을 주더라도 영업이 잘되고 있는 기존 상가를 매수하는 편이 안전하다는 지적이다.

◆주택인 듯 아닌 듯… ‘오피스텔’

오피스텔은 현재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분양권 전매가 자유롭기 때문에 투자처로 관심을 끌고 있다. 재당첨 금지 규정도 없고, 주거용이 아닌 업무용으로 분류돼 ‘주택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최근 사상 최고 청약경쟁률(4855대1)을 기록하며 ‘청약 광풍’이란 말을 유행시킨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더프라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 ‘더프라우’는 100%의 계약률을 보였다. 이는 송도국제도시가 장기적 개발 호재가 많고 분양가가 주변 오피스텔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을 증명한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프리미엄(웃돈)이 높게 형성되지 않고 입지에 따라서는 오히려 시세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오피스텔에 투자할 때는 단기 시세차익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임대 수요이다. 특히 오피스텔 수요자는 대부분 독신·미혼의 직장인이나 신혼부부이므로 사무실 건물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소형 평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오피스텔 유망 지역으로 서울 강북에서는 광화문·용산·마포·여의도가, 강남에서는 강남·역삼·선릉·삼성·잠실역 등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한 역세권이 꼽힌다.

◆레저 바람과 함께 주목받는 ‘펜션’

주5일제 근무가 확산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펜션 투자도 늘고 있다. 여행 관련 서비스가 좋아지고 레저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여행·숙박업의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지는 추세이다. 펜션은 대부분 경치가 좋은 곳에 독립적인 공간을 보장해 수요자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류 열풍이나 각종 국제 대회의 연이은 유치도 호재이다. 대구 세계육상대회와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도 희망적이어서 외국 관광객의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펜션이 전국 각지에서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공급 과잉의 우려가 있고 펜션의 옥석(玉石)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되도록 계곡·호수·스키장 등 관광자원과 인접해 있어 일정한 수요가 유지될 수 있고 개성을 살린 테마가 있는 펜션을 선택하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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