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포털에 공고 물의...비서 업무 ''기쁨조'' 모집?

[조선일보 제공] "기쁨조를 모집한다고?"　20대 실업률이 사상 최고라는 우울한 뉴스가 쏟아지는 요즘, 일부 취업 포털사이트에 '기쁨조 모집' 사원 공고가 올라와 물의를 빚고 있다.

인덱스테크라는 회사가 1978~1986년에 출생한 여성 가운데 사장 비서를 뽑는다는 모집 공고를 띄우면서 자격요건에 '사장님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용모단정한 20대 여성분'이라는 문항을 기재한 것. 　여기에 한술 더떠 '비서 업무 외 기쁨조 역할', 제출서류로는 '적극적인 전신사진'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일반 사무직 신입사원의 연봉이라고 보기 힘든 '5000만~6000만원'을 급여로 제시하는 등 정상적인 사원모집 공고라고 볼 수 없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공고가 네티즌에 의해 장난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이 공고는 2~3개의 유명 취업 사이트를 통해 이달 초 실제로 게시됐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이 공고를 곧바로 삭제하고, 인덱스테크라는 회사에 연락을 취하려 했지만 전화번호는 없고 e메일 주소만 남겨져 있어 결국 메일로 엄중 경고하는데 그쳤다.　

문제는 이 내용이 회사 이름만 바꾼 채 지속적으로 게재되고 있는 것. 취업 사이트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사업자등록번호와 사업체 정보 등을 입력해 기업 회원이 된 후 사원 모집 공고를 낼 수 있는데 이 글을 올린 사람(회사)은 타 회사의 사업자등록번호를 도용했고, 향후에 정보 수정을 통해 전화번호를 지우는 등 악의적인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이버테러대응센터나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등에 고발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청 산하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내용만으론 성매매 알선이나 성폭력에 관한 법률 위반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회사 업무 방해나 사업자 번호를 도용당한 회사의 명예훼손 부분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