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ews24 제공] 500억원대 분식회계로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된지 한달.
로커스의 주주들은 속이 탄다. 거래정지로 주식처분은 고사하고 이대로 바로 퇴출이 결정되면 가지고 있는 주식이 휴짓조각이 될 판이다.
더욱이 회사나 감독당국도, 검찰수사 마저 이렇다할 후속방안이나 진전이 없는 상태가 이어지면서 회사의 회생가능성을 점치기는 더욱 어려운 상태. 말 그대로 피말리는 기다림의 연속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앞서 분식회계가 터진 터보테크가 자본잠식 모면과 거래재개, 우호세력의 지분매입 등 회생의 길을 걷고 있는 것에 비하면 로커스의 상황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여전히 퇴출기로에선 로커스의 회생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로커스 향방, '시계 제로'
로커스의 분식회계가 터진 것은 지난달 24일. 단기금융상품 과다계상설로 촉발된 사태는 하루를 지난 25일 530억원에 달하는 분식회계로 돌변, 급속히 악화됐다.
분식회계를 반영, 반기말 기준 로커스의 자본총계는 약 18억원 마이너스로 자본전액이 잠식된 상태. 반기 기준이지만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일까지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를 면키 어려워 보인다.
이 탓에 로커스는 회계감리 등을 통해 상장폐지여부가 결정되기 이전까지 투자자보호 명목으로 주권거래가 정지, 한달째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기존 주주들을 위한 이렇다할 대책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
금감원의 특별감리 결정과 검찰수사도 시작됐지만 한달간 별다른 진전이없기는 마찬가지다.
또 애초 거론됐던 투자유치나 지분매각 등 자구안도 현재로선 별다른 해법이 되지 않고 있어 분식사태 이후 로커스의 향방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터보테크식 해법 통할까?
로커스 사태는 9월초 700억원대 분식이 터진 터보테크와 얼핏 비슷한 상황인듯 하면서도 속사정은 사뭇 다르다.
퇴출기로 속 거래정지가 장기화된 로커스와 달리 터보테크는 10여일 가량의 거래 정지 뒤 거래를 재개한데다 자본잠식도 면해 상장기업의 지위도 유지하게 됐다.
넥스트인스트루먼트 등 알짜 기업의 매각 등으로 사태를 수습, 최악의 상황은 일단 면했다.
로커스도 김형순 사장이 상장기업인 인티큐브(옛 로커스테크놀로지스) 지분 27%를 보유한 최대주주여서 이의 매각이나 로커스 매각 등으로 회생방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이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사태직후 회사측은 2~3개사와 최대 200억원대 규모의 투자유치를 모색해 왔으나 아직까지 대상을 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티큐브는 김형순 사장의 주식이 담보출회 되는 등 사실상 경영권을 잃은 상태.
제일상호저축은행이 담보로 보유중이던 김 사장 주식 88만주가 지난 11일 장내 매각 된데다 남은 50만주 또한 장외거래를 통해 인티큐브 김용수 대표에게 매각된 때문.
또 김형순 사장의 남은 주식 157만주역시 로커스의 미납 세금 대납에 따른 질권설정으로 처분권이 인티큐브에 넘어간 상태. 따라서 인티큐브의 경영권은 사실상 김용수 대표가 넘겨받은 상황이다.
김 대표는 개인자금 약 22억원을 들여 김형순 사장 지분과 함께 일렉트라파이스트가 보유했던 100만주도 매입, 개인지분율 13.6%로 김형순 사장에 이은 2대주주가 됐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김용수 대표의 지분율은 총 28%에 달한다.
인티큐브는 "김형순 사장이 아직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으나 처분권을 위임받은 157만주도 현재 인수대상자를 물색, 연내 처분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회사에서 손을 떼게 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로커스로서는 투자유치나 회사 매각이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로커스 관계자는 "투자유치 관련 협의는 끝나지않은 사안"이라며 "연내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로커스가 이같은 자구안을 마련,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