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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긴축 지연 중…주식·중국시장에 긍정적"

김인경 기자I 2023.04.03 08:16:50

유진투자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은행 합병 등으로 중앙은행들의 긴축이 늦춰지고 있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과 중국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3일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VB와 CS사태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다른 국면에 직면했다”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PTSD)처럼 중앙은행들의 긴축 고삐는 늦춰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긴축 싸이클이 마무리된 점은 자산가격에 긍정적이지만 미국 소형은행들의 대출 규모가 상당하다”며 “오랜 저금리에 익숙해져 온 스타트업과 벤쳐캐피탈(VC)들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라고 지적했다. 또 스위스 은행위기를 다루는 과정에서 주주와 채권자들의 이익이 훼손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신용위험이 높아진 상태다. 허 연구원은 “서방 금융기관들에 대한신뢰가 약화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험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음”며 “중장기적으로 안전자산 비중을늘리고, 신용채권과 레버리지 상품 및 선진국 통화(미국 달러와 유로화)에 대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상반기 중 중국 경기와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실물 측면에서 민간을 지원하면서도, 금융시장에서는 국유기업을 지원하는 이중적인 지원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2023년 상반기 중 유동성 모멘텀과 경기 개선 모멘텀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또 국내 수출 구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의 대미 수출과 아시아 제조업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반면 러시아 및 중동 등 비중이 늘어났다”면서 “국내 수출에서도 중국 비중 이 급격히 감소한 반면 미국과 동유럽 비중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과 기술 중심의 국내 수출구조가 미국과 비기술(자동차, 2차전지, 친환경) 중심으로 변할 조짐을 나타낸다는 해석이다.

허 연구원은 또 1분기 기업실적 시즌을 통해 실적 바닥 기대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 마지막 금리인상과 첫 금리인하 사이 평균 7~8개월 동안 주식시장은 그다지 강세 우위가 아니었다”며 “약세장이 완전히 마무리되는 시점은 금리인하 후 반년 정도가 지난 후”일 것이라 내다밨다. 2분기 반등을 이용해 하반기 주식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허 연구원은 “주요국 장기금리는 마지막 금리인상 이후 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장기금리 하락은 가치스타일과 경기민감 섹터에는 불리한 여건으로 금리 하락 국면에서 은행주는 불리하고, 기술주들이 상대적으로 강했다”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대형주보다 코스닥 및 중소형주가 양호했다”며 “국내 2차전지 소재업체들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라는 점에서 관심이 유효하나, 주가 상승 속도 조절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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