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국내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4.1% 상승하면서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향후 경제전망 심리의 위축이 지속될 수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억눌린 여행 수요 등 실제 소비지표에서는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돼 전반적인 물가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됐던 한국의 3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비 0.7% 상승, 전년비 4.1% 상승하면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현 상황에서 중요한 점은 전월비 증가속도인데 최근 3개월간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모습은 높아지는 물가를 통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해석된다고 봤다. 그는 “이번 발표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생활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5% 상승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수준을 감안할 때 수치 자체에 대한 의미보다는 실질 개념으로 판단하는 가처분소득 측면에서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향후 전망에 있어서 심리가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되는 만큼 눈으로 보이는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진다면 향후 경제전망 심리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다만 실제 지출패턴에 있어서 물가상승이 지속되고 있지만, 소비생활의 일부 부문에서는 코로나19 종식에 따라 여행비 지출 등의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음식과 숙박 부문에서의 물가 상승폭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그동안 지출하지 못한 수요가 일시에 반영되면서 실제 소비지표에서는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 측면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빅스텝으로 가지 못했지만 향후 2차례 정도는 빅스텝의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의사록이 공개된 바 있다.
정 연구원은 “양적 긴축까지 언급되면서 물가 억제를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은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현재 한국은행 총재의 부재 상황이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글로벌 긴축기조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국의 입장에서는 결국 높아진 물가를 인정하면서 현 상황에서의 적응을 택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