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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확대경]새 정부 '에너지·공급망' 과제부터

함정선 기자I 2022.03.10 05:00:0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10일,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차기 대통령이 결정됐지만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만 있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듯하다. 출범부터 쉽지 않은 대내외 환경을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급등과 원자잿값 상승, 환율과 공급망 불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에 따른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등 뒤따르는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기름값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9일 오후 서울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유가정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차기 대통령의 취임은 오는 5월10일이지만 최근의 국제 정세를 볼 때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끝나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난제는 새 정부의 숙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발발로 원가·물류비 상승부터 수출 통제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산업계는 차기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인수위는 말 그대로 대통령직을 인수하는 한시조직이지만 부처 개편부터 내각 인사 지명, 공약 재점검 등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새 정부의 국정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산업계의 관심사인 에너지·원자재 공급망 이슈를 어떻게 보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해결책을 구상하고 있는지 인수위를 통해 엿볼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산업계로서는 에너지·원자재 공급망에 대한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하고, 대부분의 원자재 역시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국제 유가와 원자잿값 상승은 곧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루스벨트룸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가격 상승만이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를 결정하면서 나프타와 알루미늄, 니켈 등 원자재의 공급 부족 우려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플라스틱의 주재료인 나프타나 이차전지(배터리)의 핵심원료인 알루미늄이나 니켈 등을 구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으며 산업계는 새 정부에 대한 관심을 더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러제재 앞에서 기업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점을 체감해서다. 한 기업 관계자는 “국제적인 제재이다 보니 별개로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상 없다”며 “정부의 역할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더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새 정부 역시 에너지·공급망 이슈를 중요하게 다룰 것은 분명하다. 다만 산업계는 단기적인 위기 대응에 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새 정부가 인수위부터 에너지·공급망에 대해 장기적이고 실용적인 방향을 잡아줄 것을 바라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종료되고 국제 유가가 안정화한다고 해서 끝나는 이슈라고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산업계는 새 정부가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줄 것 역시 바라고 있다. 에너지·공급망 문제에 대한 관리 강화와 지원 확대, 규제 완화와 혁신이 필요하지만 이전 정책에 대한 장단점을 우선 살펴달라는 얘기다. 무조건 모든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리고 다시 시작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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