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명예회장, 현대차그룹 경영서 완전히 손 뗀다

송승현 기자I 2021.02.21 10:29:43

내달 24일 현대모비스 주총서 등기이사직서 물러나
현대모비스, 후임으로 고영석 R&D 기획운영실장 추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마지막 남은 현대모비스(012330)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며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내달 24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비게 된 사내이사 자리에 고영석 연구개발(R&D) 기획운영실장(상무)을 추천했다. 상무급 임원을 사내이사로 추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직급보다 전문성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재계에서는 정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이지만, 이미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그룹 전반의 경영지휘를 맡긴 만큼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다가오는 현대모비스 주총을 끝으로 마지막 남은 등기이사직까지 내려놓으며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다. 정 명예회장은 2014년 현대제철(004020) 이사직에서, 2018년에는 현대건설(000720) 이사직에서 각각 물러난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현대차(005380) 이사회가 정 명예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같은 해 3월 현대차 주총에서 현대차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21년 만에 이사회 의장직을 정의선 당시 그룹 수석부회장에게 넘겨줬다. 이후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 미등기임원과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만 유지했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더라도 현대모비스 미등기임원직은 유지한다. 다만 정의선 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만큼, 정 명예회장의 미등기임원직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별다른 영향은 사실상 없을 전망이다.

한편 1938년생인 정 명예회장은 세계 5위의 자동차 그룹을 일군 ‘승부사’로 통한다. 1998년 현대차 회장에 이어 1999년 3월 이사회 의장에까지 오르며 작은 아버지인 ‘포니 정’ 정세영 전 현대차 명예회장 대신 현대차 경영권을 장악했다.

이듬해인 2000년에는 동생인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과 ‘적통’ 자리를 두고 ‘왕자의 난’을 벌인 끝에 현대차 계열 회사만 들고 나와 ‘홀로서기’를 했다. 현대그룹 분리 당시에는 삼성과 현대, LG, SK에 이은 재계 5위였지만, 현재 현대차그룹은 삼성에 이은 2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정 명예회장은 20여년간 회사를 이끌며 ‘품질 경영’과 ‘현장 경영’이라는 키워드를 남겼다. 그룹 R&D 총본산인 남양연구소를 설립해 핵심 기술을 확보했고,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헌액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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