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후엔 집값 오른다” 기대감에 경매 열기
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 법원 경매 시장에서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68건 중 37건이 낙찰됐으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105.2%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이후 월간 낙찰가율을 웃도는 수치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80~90%대 수준이었다. 집값이 본격 상승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낙찰가율은 99.4~103.9%를 보였고 3월은 코로나19로 법원 경매가 사실상 중단됐다. 경기 위축 우려와 보유세 부담 등으로 최근 집값은 꺾였지만 한 달여 만에 재개된 경매 시장에선 오히려 몸값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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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서대문구 남가좌동현대아파트(전용 59㎡)는 감정가 4억7500만원에 낙찰가 5억9990만원으로 낙찰가율 126% △양천구 신정동 목동삼성(전용 115㎡)는 감정가 9억1000만원, 낙찰가 11억1111만원으로 낙찰가율 122% △동대문구 이문이편한세상(전용60㎡)은 감정가 5억5000만원에 낙찰가 6억2190만원으로 낙찰가 113%를 기록하는 등 강남권을 넘어 서울 전역에서 경매 아파트 인기는 고르게 확인 됐다.
경매 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히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고 현재 약세인 아파트값이 곧 반등할 수 있단 기대감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전용면적173㎡) 물건은 낙찰가보다 2억원 넘게 비싼 38억8100만원에 낙찰됐지만 일반시장 호가(42억원)보다는 3억2000만원 정도 낮은 금액에 팔렸다. 서초구 리센츠(전용 85㎡) 낙찰가 역시 감정가의 102%에 해당하는 17억5200만원이었지만 시세보다는 1억원 정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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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경매, 악화일로…십수 차례 유찰에 감정가 5%로 추락
아파트 경매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반해 상가 경매는 악화일로다.
서울 중구 을지로의 밀리오레에 입주해 있는 오픈형상가인 A점포는 2년여 전 감정가 6700만원에 경매장에 나왔지만 현재 최저입찰가가 368만원으로 감정가의 5%까지 떨어졌다. 12번의 유찰을 거친 후 올 1월 460만원에 낙찰됐지만 낙찰자가 대금을 내지 않아 3월 말 다시 경매에 부쳐졌고 또 유찰됐다. 경매에 넘어가기 전 임차인이 보증금 300만원에 월 44만원 수준의 월세를 낸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는 보증금 수준까지 몸값이 떨어진 셈이다.
같은 밀리오레 내에서 2300만원에 나온 B점포도 최저입찰가가 158만원(감정가의 7%)까지 떨어졌다. 구로구 구로동의 신도림테크노마트 1층에 위치한 C점포는 감정가 2억8700만원에 최저입찰가가 2465만원(감정가의 9%)으로 경매 진행 중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5일까지 서울에서 예정된 점포, 상가의 경매 건수는 128건이다. 이 가운데 40건은 이미 5회 이상 유찰을 겪은 상황이다.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3분의 1 아래로 떨어진 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심화된 경기침체에 더해, 온라인쇼핑 확대란 시류 변화 등이 상가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최저입찰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더라도 경매 참여엔 신중을 기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특히 오픈형 상가의 경우 인기가 떨어지면서 채권자들이 원금회수는커녕 경매비용도 못 건질 정도로 사정이 안 좋은 물건들이 있다”며 “낙찰을 받아도 임차인을 못 구하면 관리비만 부담해야 하는만큼 싸다고 해서 덜컥 들어가지 말고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