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투자자 늘고 미분양 줄고…강원 아파트 살아나나

황현규 기자I 2020.03.17 06:43:48

서울 사람, 지방 아파트 투자 1위 ‘강원도’
원주 미분양 물량 6개월 만에 ‘반의반’ 토막
비규제 지역에 교통 호재까지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서울과 수도권 내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의 부동산 투자자들이 강원도내 아파트 매매에 손을 뻗친 것으로 드러났다.16일 부동산인포가 한국감정원의 ‘2019년 아파트 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거주하는 사람의 강원도 내 아파트 매매는 총 2372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의 부동산 투자자들의 지방 아파트 매매량 1만6075건의 14.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2019년 서울 거주자, 지방 아파트 거래현황(사진=부동산 인포)
뒤를 이어 △충남 1986건 △ 부산 1646건 △경북 1291건이었다. 강원도의 아파트가 서울의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던 셈이다.

강원도 18개 시·군 중에서는 원주시 630건(26.5%) 속초시 459건(19.3%) 순으로 매매가 이뤄졌다. 이어 춘천시 355건(14.9%), 강릉시 313건(13.1%), 평창군 114건(4.8%) 순으로 서울 투자자들이 강원도 내 아파트를 사들였다.

서울 투자자들이 강원도의 아파트에 눈독을 들인 이유는 서울 및 수도권과 달리 도 전역이 비규제지역으로 부동산 관련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비규제지역은 조정·투기과열 지역에 비해 대출 규제가 약하고 양도세 부담도 적다.

실제로 서울 투자자들의 강원 아파트 매입은 지난해 연말 12·16 대책이 나온 직후 급격히 증가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올해 1월 강원도 아파트를 매입한 서울 투자자는 각 432명과 322명으로 지난해 11월 170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원주의 아파트를 산 서울 사람도 각각 139명과 180명으로 2017년 11월(142명)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강원도에 서울의 부동산 투자자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강원도 내 미분양 물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국가정보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강원도 내 미분양 물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9년 8월 강원도 미분양 물량은 8097가구에서 올해 1월 4964가구로 38.5% 감소했다.

특히 원주의 미분양 물량이 같은 기간 3228가구에서 76.8% 감소한 900가구로 내려오면서 수치가 크게 줄었다. 원주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실수요보다는 투자 목적의 자금이 몰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3월 분양했지만 미분양 물량이 2100가구에 달했던 포스코건설의 ‘원주 더샵 센트럴파크’가 12·16 대책 이후 계약 물량이 늘어나면서 최근 들어 완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강원도 내 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강원도 전체 토지 매매거래량은 총 2만742필지로 이 중 서울·기타지역 거주민의 거래량이 전체 44.47%(9224필지)에 달했다.

앞서 강원도는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를 기점으로 교통망이 개선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활발해졌지만 이후 공급 과잉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를 겪어왔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규제가 계속 촘촘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저렴한데다 부동산 규제가 거의 없는 강원도내 아파트의 가치가 재평가 받고 있다”며 “여기에 철도와 고속도로 확충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고 있다보니 투자 목적 외에도 서울 사는 은퇴자들이 산이나 바다가 인접한 곳에 세컨드하우스를 목적으로 구입 한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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