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라임 닮은꼴’ 포트·라움운용, ‘펀드런’은 글쎄

김윤지 기자I 2019.10.23 06:30:00

설정액 변화 크게 없어…“실제 환매 요청도 없어”
“메자닌 시장 얼어 붙어, 확산되지 않길”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윤지 전재욱 권효중 기자] 최대 1조5000억원까지 환매 연기가 예상되는 라임자산운용의 닮은꼴로 포트코리아·라움자산운용이 언급됐지만 이들에 대한 자금유출 사태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라임 사태와 연관 가능성이 제기된 최근에도 큰 변화는 없는 것이 판매사들의 이야기다. 다만 불안심리가 시장 전체로 확산되면 사모펀드 시장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1조4009억원이었던 포트코리아의 설정액은 이달 18일 1조3710억원으로 감소했다. 동일 기준으로 라움자산운용의 설정액도 5119억원에서 510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설정액이 감소하긴 했지만 0.3~2% 남짓인 수준이다. 그에 비해 이달 들어 두 차례 환매 중단을 결정했음에도 라임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4조9942억원에서 4조6516억원으로 6.9%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마친 라임자산운용 검사 과정에서 포트코리아·라움자산운용과의 자금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해 부당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사실이 지난 20일 외부로 드러났지만 그 이후에도 변화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실제 두 운용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들 상품과 관련해 환매 연기에 대한 문의나 환매 요청은 거의 없었다”면서 “90% 이상이 불안 심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기관 등 전문 투자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를 포함하는 나머지 10%의 상품들은 대체투자 등 다른 성격의 상품”이라고 말했다.

‘라임 사태’를 사모펀드 시장 전체의 문제점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라임 사태의 본질은 기초 자산이 된 메자닌이나 유동성을 확보해준 총수익스와프(TRS) 등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불신”이라면서 “자전거래 의혹 등으로 인해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신뢰가 무너진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잘못에 대해 벌을 줘야하는 데 사건사고가 발생했다고 이를 선제적으로 막아버리면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로 메자닌 시장 자체가 얼어붙어 메자닌에 투자한 회사들은 만기 때까지 가지고 있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