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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경기도 내 접경지역 지자체들이 추진하는 북한과 교류·협력 사업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북미 관계는 물론 남북 관계 역시 진전이 없어 UN 대북 제재 속에 지자체 단독으로 북한과의 교류가 불가능한 탓인데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강경 발언과 미사일 도발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면서 지자체들은 한숨만 쉬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남북교류협력사업 사업비로 모두 108억6300만 원을 책정, 7개 분야에서 31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국을 포함 북한과 베트남,인도네시아가 참가해 개최한 국제배구대회와 지난 5월부터 인도적 차원에서 밀가루와 묘목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굵직한 사업들은 별다른 진전이 없다.
지난해 11월 킨텍스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북한의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하면서 급진전 됐던 평양 옥류관 유치 사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나마 도는 ‘제2회 2019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24일부터 27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서 개최하는 등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결핵 예방 사업 및 말라리아 퇴치 등 각종 사업을 위해 북한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도 관계자는 “UN대북제재를 준수하면서도 가능한 부분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도 차원에서는 북한과 교류사업의 명맥은 유지하고 있지만 일선 시·군이 주도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은 UN대북제재 해제만을 바라보고 있다.
매번 북한과 교류에 디딤돌 역할을 하는 파주시가 가장 답답하다.
파주시는 △파주-개성 간 농업 협력사업 △파주-해주 간 이이 선생 유적 문화교류 △사천 일대 농경지 피해 남북합동조사 △옥류관 1호점 파주 유치 등 사업을 추진중이다.
특히 접경지역인 대성동 마을 인근 남과 북을 가로질러 흐르는 사천과 어룡천 주변 농경지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사천 일대 농경지 피해 남북합동조사는 여름철 집중 호우 기간과 맞닥뜨려 시급한 사업으로 손꼽이지만 이마저도 진행이 어렵다.
연천군도 강원도와 함께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개최하고 2만 그루 양묘지원사업, 두루미 학술교류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고양시 역시 ‘남북교류협력 조례’ 제정 15년, ‘남북교류협력기금’ 설치 10년이 경과했지만 교류·협력 사업의 성과는 딱히 없는 상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추진중인 사업들이라 하더라도 정부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북미 관계 개선과 UN대북제재가 완화되기만 기다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