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게임으로 보는 증시]'파이널판타지'에 울고 울었던 스퀘어에닉스

김무연 기자I 2019.01.26 07:00:00

''흑역사'' 파이널판타지 14, 발매 한 달만에 주가 10%↓
''전설의 명작'' 파이널판타지 7 리메이크, 주가 견인
모바일 위주로 재편된 시장이지만 신작 기대감 높아

역대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타이틀(출처=스퀘어에닉스 공식홈페이지)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파이널판타지는 스퀘어에닉스에서 제작한 JRPG(Japanese Role-Playing Game) 시리즈로 스퀘어에닉스를 대표하는 할 뿐만 아니라 JRPG를 논할 때 손에 꼽히는 게임 프랜차이즈다. 지난 1987년 1편이 출시된 이래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계 게임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2017년 기준 시리즈 누계 판매량은 1억3500만장을 넘어서기도 했다.

◇시리즈마다 평이 엇갈리는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주인공 캐릭터들이 살고 있는 행성을 구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캐릭터들 간의 사랑, 우정을 그려낸 스토리가 진행된다. 다만 각 시리즈마다 등장인물 및 살고 있는 행성, 시대 상황, 사회 배경이 다른데다 게임 시스템도 조금씩 달라져 시리즈 별로 팬들의 평이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게임 OST가 일본 골드 디스크에서 ‘올해의 외국곡상’을 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파이널판타지8’ 같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팬들이 입을 모아 ‘흑역사’라고 고개를 젓는 작품도 존재한다. 팬들의 만족감과 실망감은 스퀘이어넥스의 주가 변천사를 통해서도 읽어볼 수 있다.

◇스퀘어에닉스의 흑역사 ‘파이널판타지14

2010년 9월 30일 파이널판타지14가 정식 출시됐다. 파이널판타지14는 파이널판타지11에 이은 두 번째 MMORPG 시리즈로 당시 CEO였던 와다 요이치가 경쟁상대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지목할 정도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신작 발매 한 달 만에 스퀘어에닉스 주가는 10% 이상 빠졌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010년 9월 30일 1871엔 수준이던 스퀘어에닉스의 주가는 10월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1683엔까지 떨어졌다.

파이널판타지13의 실패로 후속작에 기대를 걸었던 팬들은 파이널판타지 14의 엉성한 인터페이스와 불친절한 설명, 역동적이지 않은 전투에 실망하며 게임을 떠났다. 이에 스퀘어에닉스는 파이널판타지14의 무료 서비스 기간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유저 이탈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와다 요이치는 “‘파이널 판타지14’로 인해 ‘파이널 판타지’ 브랜드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많이 손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실패를 인정했고 게임은 2012년 11월 12일을 기점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재는 ‘파이널판타지14: 신생 에오르제아’로 리메이크 돼 운영 중이다.

◇명작의 귀환…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

반면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최고의 명작으로 꼽히는 파이널판타지7은 스퀘어에닉스의 주가를 급반등시키기도 했다. 1997년 발매된 파이널 판타지7은 시리즈 최초로 3D 폴리곤과 FMV(Full Motion Video) 기술이 사용된 게임으로 전 세계적으로 980만장 이상이 팔려나가는 흥행을 거두며 스퀘어에닉스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기념비적 작품이다.

세월이 지나도 파이널판타지7의 인기는 줄지 않았다. 본편 출시 8년 후 발매된 ‘어드벤트 칠드런’은 55만장 이상이 판매되기도 했다. 어드벤트 칠드런은 세계를 구한 파이널판타지7 주인공들의 뒷이야기를 그린 OVA(Original Video Animation)다.

그리고 2015년 6월 16일 세계 최대 게임쇼인 E3에서 파이널판타지7의 리메이크가 발표되자 회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E3를 중계하던 웹진 스태프들도 책상에 뛰어오르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발표 하루 전 2873엔이었던 주가는 리메이크 발표 당일 2956엔까지 약 3% 올랐다.

◇부진한 실적에 떨어지는 주가… 킹덤하츠·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 등 신작 효과볼까

다만 게임 시장이 모바일로 재편되면서 PC와 콘솔 위주의 게임을 주로 생산하는 스퀘어에닉스의 반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스퀘어에닉스 홀딩스는 지난해 11월 7일 2018년 4~9 월기 연결 결산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86억엔, 매출액은 15% 감소한 1122억엔이라고 발표했다. 2018년 4~6월 연결 기준 순이익 역시 58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줄어든 상태였다.

잇따른 실적 부진은 주가에 반영됐다. 4~6월 실적이 발표된 8월 8일 5120엔 수준이던 주가는 현재 3450엔까지 추락한 상태다. 회사가 출시한 모바일 게임 ‘그림노츠’ 역시 수익 면에선 성공했지만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나야 히로시(納 博司) 이치요시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역시 이같은 이유로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림노츠는 게임의 신선함도, 캐릭터 인지도 측면에서도 뒤처진다”며 “스퀘어에닉스는 다른 게임 회사에 비해 대폭적인 실적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스퀘어에닉스는 최근 회사 주요 게임 타이틀 중 하나인 킹덤하츠 시리즈의 최신작 ‘킹덤하츠3’를 일본에서 발매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홍콩·대만을 비롯해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7개 국가로의 출시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최근 한 달 간 주가가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가 발매되면 이 역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