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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삼성 서초사옥 인수전‥연기금 행보가 변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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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원 기자I 2018.06.09 09:04:37

시장예상보다 많은 10여곳 참여..평당 3천만원 경신 전망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강남권의 랜드마크급 오피스빌딩인 삼성물산 서초사옥 인수전이 후끈 달아올랐다. 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국내외 큰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다. 국내 기관과 외국계의 대결양상이 펼쳐지는 가운데 사상 최고가 경신이 예상된다. 국내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 서초사옥(왼쪽 사진) 매각 본입찰에 이지스자산운용과 코람코자산신탁, 마스턴투자운용, 페블스톤자산운용, NH증권을 포함한 국내 투자자와 세계 최대사모펀드(PEF)인 블랙스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부동산투자회사인 메이플트리를 비롯한 외국계 기관투자자를 포함해 10여 곳 이상이 도전장을 냈다.

삼성 서초타운 가운데 매각 대상인 B동은 지하 7층~지상 32층 규모로 강남역과 붙어 있는 국내 대표적인 프라임급 오피스빌딩으로 건물 자체는 누구나 군침을 흘릴만한 곳이다. 강남권은 공실이 거의 없을 만큼 임대수요가 풍부하고 주변 개발 호재도 많아 좀처럼 매물이 나오지 않은 곳이다. 게다가 한국의 대표적인 삼성그룹의 사옥으로 사용된 건물이란 상징성까지 갖춰 본입찰 이전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이 남달랐던 건물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요즘 강남권 빌딩은 매물이 나오기만 하면 가격을 더 써서라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면서 “삼성 서초사옥은 입지 측면에서도 가장 뛰어난 곳”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매각 가격이 3.3㎡당 3000만원대를 돌파하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란 예상도 많다. 특히 국내 기관은 물론 든든한 자본력을 갖춘 블랙스톤이나 테마섹이 인수전에 뛰어들며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외국계 투자자들은 입지가 좋은 랜드마크급 빌딩 인수전에서 예상을 웃도는 가격을 써내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지난 2000년대 초반 싱가포르투자청(GIC)이 강남파이낸스센터를 9000억원 가량을 주고 매입했던 게 대표적이다. 당시 시장에서 거론되던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빌딩을 사들였는데 현재는 가격이 두 배 이상 뛰었다.

다만 국내 연기금의 행보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의 경우 상당 부분 연기금 자금을 끌어다 쓴다. 삼성 서초사옥은 매물 자체로만 보면 투자처로 훌륭하지만 새 정부가 삼성그룹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자칫 삼성과 얽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게 IB 업계의 전언이다. 삼성물산은 매각대금을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후 삼성화재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이 가격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빌딩은 삼성물산이 판교 등으로 빠져나간 뒤 지난해 을지로에서 본사를 옮긴 삼성화재가 빌려 쓰고 있다. 계약은 2021년까지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단순히 가격을 더 많이 받으려 하기 보다는 거래의 안정성에 초점을 둘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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