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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값 50% 인상?…‘억울’한 식품업계, 왜?

강신우 기자I 2018.05.25 06:10:00

일부 식품 전주대비 50% 폭등
알고 보니 반값할인 제품 때문
“행사 제품 빼야 정확한 통계”

(사진=한국소비자원 참가격 홈페이지)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청정원 카레여왕 구운마늘&양파(108g), 전주대비 52.62% 인상’, ‘오리온 핫브레이크 미니(714g), 전주대비 50.24% 인상’, ‘해태 바밤바(63ml), 전주대비 40.71% 인상’….

◇일주일 사이에 50%나 폭등했다고?

소비자도 해당업체도 ‘화들짝’ 놀랐다.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 종합 포털사이트 ‘참가격’의 주간 가격정보를 보고 나서다. 업체에서 공식적으로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지만 올라도 너무 오른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24일 참가격 사이트의 주간 가격정보를 보면 전주 대비 30~50% 이상 가격이 급등한 제품이 수두룩했다. 대상 청정원의 카레여왕 구운마늘&양파는 2216원에서 3382원, 오리온 핫브레이크 미니는 7658원에서 1만1505원, 해태 바밤바는 560원에서 788원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이 밖에도 롯데제과 몽쉘 크림(384g)이 3507원에서 4691원으로 33.76%, 맥심 티오피 마스터블렌드(275ml)가 1259원에서 1653원으로 31.29% 올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본사 측에서 가격 인상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자사 제품 가격이 급등한 것처럼 나와서다. 업계에서는 할인행사 품목 가격이 일시적으로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사전에 고지를 하는데 해당 제품들은 모두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은 제품들”이라며 “일부 유통채널에서 할인행사를 진행한 제품이 있어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했다가 상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값 할인상품 포함해 평균값 계산

정말 행사 제품 가격이 반영돼 일시적으로 폭등한 걸까. 한국소비자원에서는 이 같은 오류를 인정했다. 다만 품목별 가격정보 코너를 통해 해당 제품 가격의 등락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알 수 있도록 유통업체별 가격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이를테면 청정원 카레여왕 구운마늘&양파를 가장 싸게 파는 곳은 대구에 있는 롯데슈퍼다. 1790원으로 10g당 166원에 팔았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3650원에 팔던 제품인데 반값 할인행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가장 비싸게 파는 곳은 서울에 있는 GS25 편의점이다. 4400원으로 10g당 407원이나 했다. 가격차이가 2배 이상 난다.

한국소비자원 측 관계자는 “가격 비교 시점에 할인 행사 제품이 있다면 그 가격도 포함해 계산되는 구조”라면서 “이 때문에 가격 등락폭이 일시적으로 커질 수 있다. 가격 정보는 특정 시점에 조사된 것으로 현재 판매가격과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은 생필품 가격 정보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백화점, 편의점,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농수축산물, 가공식품, 공산품 등 생필품 155개 품목(450개 상품)의 판매가격을 매주 조사해 금요일 정보를 갱신, 제공하고 있다.

전통시장은 전국 35개 시장을 조사원이 직접 조사하고 나머지 대형마트(4개 업체, 411곳), 기업형 슈퍼마켓(3개 업체, 899곳), 백화점(4개업체, 30곳), 편의점(3개 업체, 3곳) 등 총 1378곳의 유통업체서 품목별 가격 정보를 받아 평균을 낸다. 이 과정에서 어느 한 업체가 해당 제품을 반값 할인했다면 할인된 가격도 그대로 포함해 평균값을 산정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가격 인상률이 일시적으로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통계의 오류를 보이게 되는 셈이다.

◇“할인상품 빼거나 부가 설명 있어야”

상황이 이렇자 행사 제품은 평균값 산정 시 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생필품 가격 정보와 같은 물가 등락률은 소비자나 업계에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행사나 이벤트 시 일시적으로 가격 할인이 있는 제품은 통계를 구할 때 빼거나, 왜 급등했는 지 그 이유를 간략히 덧붙여 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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