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주말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있는 키덜트(어린이와 같은 취미를 지닌 어른) 전문관을 찾는다”며 “평일에 일에 치여 사는 건 젊은 시절과 같다. 그래도 40대 들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30대보다 나아지다보니 취미를 여유 있게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마음만 이팔청춘? 아니, 쇼핑도 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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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몰은 ‘프레디족’(Friend+Daddy·친구 같은 아빠)의 취향을 저격하는 다양한 장난감 전시관을 개장했다. 지하 1층에 서울 1호점으로 들어선 ‘레고스토어’에서는 브릭 열쇠고리에 글자를 기입해주는 각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자녀와 함께 쇼핑몰을 찾은 아빠부터 수집을 위해 매장을 방문한 회사원까지 중년남성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는 매장관계자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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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몰 관계자는 “추억과 동심을 어루만지는 매장을 도입해 어른들이 취미생활과 쇼핑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게끔 했다”며 “현재 20~30대뿐 아니라 40~50대 중년층 고객들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4일까지 나이 든 패션을 지양하는 일명 ‘젊줌마’(젊은 아줌마)를 겨냥한 컨템포러리 할인 행사를 연다. 컨템포러리란 사전적으로 ‘동시대의’, ‘현대의’라는 의미로, 패션업계에서는 기존 명품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 사이의 브랜드를 아우르는 용어다.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을 내 건 DKNY, 비비안웨스트우드, 알렉산더왕, 마크제이콥스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다.
컨템포러리의 주 타깃은 유행에 민감한 20~30대 직장인 여성이다. 다만 최근 들어 세련된 의류를 찾는 40~50대 장년층이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몰려들면서, 관련 매출도 늘고 있다는 게 신세계 측 설명이다. 실제 신세계백화점 연도벌 컨템포러리 매출신장률은 △2015년 14.8% △2016년 19.7% △2017년 상반기(1~6월) 21.1%로 같은 기간 패션 전 부문 매출신장률(-1.3%~3%)을 크게 앞질렀다.
◇ 쇼핑채널多...‘어른의 시장’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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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과거 ‘마이너 소비자’ 취급을 받던 4050세대가 가까운 미래에는 ‘메이저 소비자’로 부상하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과거에 비해 쇼핑채널이 다양해진 상황에서, 여유와 욕구를 동시에 갖춘 중년층이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경매 플래폼 ‘WESAME’의 자문위원장인 권동현 경기대 애니메이션영상학과 교수는 “기업이 중년을 마케팅 타깃으로 점찍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게 아니라, 젊은 시절 이후 잠재돼 있던 어른의 욕구가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과거 산업화시기에 비해 문화생활을 주체적으로 즐길 경제적 여력이 충분해진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