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이랜드그룹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케이스위스(K-SWISS)의 재무적투자자(FI) 교체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랜드가 재원 마련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티니위니 매각 클로징이 당초 일정보다 지연되고 있는데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프랙시스캐피탈을 중심으로 한 클럽딜(Club Deal)에 참여하려는 FI들이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티니위니 딜클로징 지연…케이스위스 FI 교체도 난항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스위스 FI 교체작업의 선결 조건인 티니위니 매각이 지연됨에 따라 차기 FI로서의 지위를 획득한 프랙시스캐피탈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LP) 모집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티니위니를 운영하는 중국법인인 이랜드차이나의 모회사로 티니위니 매각에 성공하면 1조원에 이르는 현금이 단번에 이랜드월드에게로 유입된다. 프랙시스캐피탈이 LP들의 출자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이랜드는 프랙시스캐피탈이 프로젝트펀드를 구성한 후 인수하지 못한 투자금액만큼을 소화해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미누스는 지난 2013년 이랜드월드가 현지 계열사 이랜드풋웨어USA홀딩스(Eland Footwear USA Holdings)를 앞세워 케이스위스 경영권을 인수할 때 FI로 참여해 총 거래금액의 절반가량인 1억달러(RCPS 및 BW)를 투자했었다. 도미누스는 펀드 만기(3년)가 도래됨에 따라 올 상반기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후 이랜드가 새로운 FI를 찾는 과정에서 프랙시스캐피탈이 배타적 협상권을 쥐게 됐다. 당초 배타적 협상권의 만료시한은 지난 9월말이었으나 티니위니 매각작업이 지연됨에 따라 전체적인 딜 스케줄이 밀리게 됐다. 티니위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패션업체인 브이그라스(V-GRASS)가 본실사 기간을 1개월 추가 연장 요청함에 따라 최종 주식매매계약체결(SPA)은 12월께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랜드에 등돌리는 LP…“자체자금으로 되사야 할수도”
문제는 딜의 종결 가능성과 이랜드의 신뢰 등에 의문을 품는 LP들이 진영을 이탈하면서 FI 교체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프랙시스캐피탈은 배타적협상권을 획득했을 당시만해도 한 대형투자기관을 앵커투자자로 삼아 단독 투자를 하려 했다. 하지만 이랜드가 티니위니 매각이 성사되자마자 킴스클럽 매각을 철회키로 하면서 이 투자기관은 투자 의향을 접었다. 이에 프랙시스캐피탈은 2~3개 PEF 운용사가 참여하는 클럽딜로 선회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클럽딜에 참여할 의사를 내비췄던 대신프라이빗에쿼티(PE)는 발을 뺀 상태다. 큐캐피탈파트너스가 투자 의향을 밝혔지만 200억원 규모의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NH-QCP 글로벌 파트너십펀드(2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의 공동투자책임자(Co-GP)인 NH PE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NH PE는 이미 티니위니 매각에 따른 영업망 위축, 뉴발란스 중심의 영업강화로 인한 케이스위스 매출 감소 등을 이유로 이번 투자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큐캐피탈파트너스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투자의견을 거절한 셈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랜드는 최근 SPA 체결 직전 킴스클럽 매각을 철회한데다 번복되는 이랜드리테일 IPO 등으로 IB업계에서 신뢰를 잃으면서 입지가 좁아졌다”며 “티니위니 매각대금이 유입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케이스위스 FI 교체작업을 위한 클럽딜에 얼마나 많은 LP가 참여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경우에 따라서는 이랜드 자체 자금으로 도미누스 투자금 전액을 되사주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