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커피는 긴 원통 모양으로 된 특이한 모양의 기구 때문에 더 잘 알려졌다. 추출 방식도 특이하다. 원두가 가득 들어간 원통에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면서 장시간 동안 우려낸다. 이렇게 우려낸 더치커피는 일반 기계로 추출한 에스프레소보다 향이 풍부하고 섬세하다.
그렇다면 더치커피는 어디서 유래했을까. ‘더치’(Dutch·네덜란드)라는 이름만 보면 네덜란드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 같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더치커피는 이웃 나라 일본이 원조다.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더치커피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럴듯한 스토리까지 만들었다.
더치커피라는 이름을 만든 사람들에 따르면 더치커피는 과거 네덜란드령 인도네시아 식민지에서 로부스타 종의 커피가 재배되었는데 커피를 유럽으로 운반하던 선원들이 배에서 커피를 먹기 위해서 고안됐다. 장기간의 항해 기간 동안 커피를 먹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했는데 그중에 하나가 현재의 더치커피로 발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찬물로 커피를 내린 결과, 커피의 쓴 맛이 적게 나면서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숙성되어 독특한 맛과 향이 있어서, 네덜란드 선원들이 즐겨 먹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북미나 유럽에서는 더치커피라는 이름 대신 콜드브루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네덜란드 사람들도 더치커피라는 말을 낯설어하며 오히려 마케팅에 사용하고 있다.
더치커피라는 이름이 일본에서 탄생한 건 커피에 대한 일본인들의 사랑이 그만큼 깊기 때문이다. 일본에 커피가 소개된 건 1700년경 나가사키 데지마에서 네덜란드와 교역을 시작하면서부터다. 교역 초기에는 일부 한정된 사람들만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이후 1854년 본격적인 개항을 시작하면서 일반인들도 일상적으로 커피를 즐기게 됐다. 커피하우스는 1888년에 처음 등장한다. 한국에 커피가 소개되기 100년도 전의 일이다.
일본은 오래된 커피 문화만큼이나 다양한 형태의 커피전문점들이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처럼 단순히 커피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문화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