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대표하는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는 단일통로 항공기(single-aisle plane)인 A320 기종에 기존보다 9개 좌석을 더 넣은 새 좌석 설계도를 지난주 유럽 당국으로부터 승인 받았다. 이에 따라 에어버스가 내년부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A320 신형 모델의 승객 정원은 경쟁사 보잉의 동급 기종 737기와 같은 총 189명으로 늘어났다.
전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항공기 제조업 양대 라이벌 에어버스와 보잉이 단일통로 항공기를 수주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가 항공사들이 최근 몇년새 급성장하면서 단일통로 항공기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항공기 제작사들은 과거에는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객기 안에 고가의 비즈니스석과 저가의 이코노미석을 적절히 섞어 배치해왔다. 그러나 최근 여객기 주요 구매자로 등장한 저가 항공사들이 항공기 제조업체에 좌석수 극대화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에어버스와 보잉 전략도 바뀌었다.
WSJ는 더 많은 좌석의 비행기를 원하는 항공사 중 대표적인 예로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홀딩스를 언급했다. 현재 189석 정원인 B737-800기를 운항하고 있는 라이언에어는 승무원을 태우지 않고 승객만 199명 탈 수 있는 여객기를 만들어달라고 최근 요구하고 있다.
클라우스 뢰베 에어버스 수석부사장은 “단일통로 항공기이면서 A320보다는 조금 더 큰 A321기의 출입문 디자인 등을 수정해 종전 정원 220명보다 20명이 더 탈 수 있도록 작업중”이라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A321기 정원을 20명 늘릴 경우 좌석당 비용 부담을 6%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잉 역시 737맥스 정원을 10명 더 늘리기 위해 좌석간 공간을 좁히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편 WSJ는 단일통로 항공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에어버스와 보잉 모두 처리하지 못한 주문량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에어버스는 현재 월 42대 정도인 A320 생산을 2016년에 46대까지 늘릴 계획이며 2018년 이후에는 50~54대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는 2017년부터 매월 47대의 단일통로 항공기를 생산할 계획인 보잉은 추후 생산성을 더 높이면 2020년경에는 월 52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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