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10년 차 베테랑 연구원장이다. CEO가 자주 바뀌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그는 이런 부분을 거론하자 “민간에서 오래 했다는 얘기는 나갈 때가 됐다는 소리 아니냐”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표정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실제 그는 원장으로 재임한 10년간 현대경제연구원을 국내 최고의 민간 경제연구소로 키워냈다. 다른 곳과 견줘 인력이나 예산이 풍족한 편은 아니지만, 김 원장이 경제와 시장의 흐름을 꿰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김 원장은 “(원장을)오래 하다 보니 경제를 보는 긴 안목도 생기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른다”면서 “경제는 파동을 그리면서 가는데, 상황에 맞는 정책이나 대응방안도 자신 있게 얘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경제의 맥을 짚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통찰력은 그의 독특한 이력과도 무관치 않다. 경제 싱크탱크를 이끌고 있지만, 그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주 연구분야도 금융 쪽이다. 현재는 한국융합산업학회 부회장과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런 다양한 경험이 거시경제 분야에서 남들과는 다른 혜안을 제공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특히 현안에 대해 깊이 있고 시의성도 갖춘 보고서를 많이 발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밖에서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보고서를 낼 수 있냐고 자주 묻는다”면서 “남들은 쉽게 얘기하지만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하나의 생산품(보고서)이 나오는 과정을 시스템화한 결과”라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초안이 만들어지면, 수많은 워크숍과 실무회의, 본부장급 회의에서 끊임없는 담금질과정을 거쳐야 한편의 보고서가 완성돼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폐기되는 보고서도 많다”고 했다. 보고서의 양뿐 아니라 질적 수준에 대해서도 자신한다는 뜻이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기본’이다. 박사급 연구원도 맞춤법부터 교육 시킨다고 한다. 연구원으로 입사해 이런 과정을 2~3년 거쳐야 제대로 된 보고서를 만들기 시작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