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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7일부터 주담대 변동·혼합 금리를 모두 0.23%포인트 인상했다. 이날 기준 KB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의 최고금리는 5.51%다. 신한은행도 지난 19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05~0.2%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이날 기준 주담대 변동 금리의 최고금리는 5.83%다.
하나은행은 지난 26일 코픽스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의 최고금리가 7.0%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는 금융채를 추종하는 대출상품과는 무관해 가계대출 금리 인상과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력으로 판매하는 주담대 상품의 금리 인상 계획은 없다고 했다. NH농협은행도 당분간 가계대출 금리 인상 계획이 없다고 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인상 흐름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하락 추세와는 정반대 상황이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1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66%로 전월 대비 0.1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 추세다. 하락폭은 전월(0.16%포인트)보다 커졌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코픽스 금리가 하락하면 자금조달비용도 내려가 주담대 금리도 하락해야 하나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침이 금리 인상에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금융당국과 5대 은행은 올해 각 은행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일부 시중은행만 금리를 올리면 금리를 올리지 않은 다른 은행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가계부채 성장 목표가 시중은행이 대동소이한 상황에서 부채 관리를 위해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를 관리할 다양한 수단이 있음에도 수익성과 직접 연결되는 방식을 골라 ‘이자 장사’에 더 눈독을 들인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담대 금리 인상이 대출 수요를 억제하는 목적이라고 해도 코픽스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건 마진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비칠 수 있다”며 “소비자로선 은행을 향한 비판적인 시각이 커질 수밖에 없다. 주담대 담보를 면밀히 심사하든가, 채권 회수에 주력하는 등 다양한 리스크 방안이 있음에도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