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친명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비명계 의원들의 명단을 공유하며 ‘수박’들과 전쟁을 선포하는 글이 잇따랐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강성 당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경멸하는 호칭이다.
민주당 의원들 SNS에는 ‘가부’를 밝혀달라는 개딸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이렇게 격앙된 분위기에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SNS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이 웃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뉴스 화면을 올리며 “본회의가 시작되기 전 입장 모습이다. 표결 이후 상황이 아니다. 착오 없으시기 바란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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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월 27일 (이 대표 첫 체포동의안) 표결 때도 비명계 의원들은 저한테 와서 ‘깜짝 놀랄 거야’ 이런 식의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이같이 말하며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그걸 감지 못하는 것 같더라”라고 했다. 정 의원은 친명계의 좌장으로 꼽힌다.
이어 “오늘도 비명계들은 저한테 와서 ‘가결 쪽으로 간다’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저는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행자가 “비명계는 정 의원보다 윤 의원하고 소통이 더 원활한 것 같다”고 말하자, 함께 출연한 정 의원은 “그게 바로 민주당의 현실이고 그게 이번에 드러난 거 아니겠는가”라고 답했다.
정 의원은 “그런 의원들이 상당히 있다는 게 문제”라며 “왜 예측을 못 했느냐고 말씀하시는데, 당이 굉장히 위기인 상황이고 검찰권 행사가 굉장히 남용적인 상황이라는 데서 공감대가 상당히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지역구의 친명 경쟁자들이 특보라고 내려오니까, 그런 것 때문에 두려움 또는 공천에 대한 염려 때문에 가결했다면 굉장히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결은 분열의 길”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말 자체가 잘못됐다”며 “정의롭지 못하고 정당하지 못한 영장 청구이고 영장 청구해선 안 되는 사안인데 부결됐다고 방탄의 길이라면 우리 스스로 그 프레임에 넘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에 대해 “의원들이 헌법상 권리를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서 행사한 건데, 이걸로 당이 서로 손가락질하고 책임론을 주장하면 더 혼란스럽지 않겠는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