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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의 명암을 소개했다. 김 총리는 “노태우 대통령님은 재임 중에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셨다”며 “이념의 대립을 넘어 12년 만에, 세계가 한자리에 모인 사상 최대의 올림픽이었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불가능은 없다는 자신감을, 세계인들에게는 한민족의 저력을 보여주는 계기였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셨다”며 “1988년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 이후 소련과 중국을 포함해서 5년간 45개국과 수교하며 북방외교의 새 지평을 여셨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이를 기반으로,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통해 긴장과 대립의 남북관계를 공존과 평화의 관계로 진전시키는 전기를 마련하셨다”고 평가했다.
김 총리는 “토지공개념 도입으로 경제민주화에도 기여하셨다”며 “대규모 주택 공급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를 안정시키고, 국민연금 등 공적부조를 크게 확대하셨다”고 밝혔다.
반면 김 총리는 “많은 공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가 애도만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임시에 보여주신 많은 공적보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고인이 유언을 통해 국민들께 과거의 잘못에 대한 사죄와 용서의 뜻을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노태우 대통령님이 우리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큰 과오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며 “우리는 또한 역사 앞에서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들에게 이해와 용서를 구할 때, 비로소 진정한 화해가 시작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대통령님의 가족께서는 5·18광주민주묘지를 여러 차례 참배하고, 용서를 구했다”며 “고인께서 병중에 들기 전에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만나 사죄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남는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유족 여러분들께서는 오늘 국가장의 의미와 국민들의 마음을 잊지 말고, 지금처럼 고인이 직접 하지 못했던 사과를 이어가 주시기 바란다”며 “과거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에도 끝까지 함께 해 주십시오. 그것이 고인을 위한 길이자, 우리 민족사의 먼 여정에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