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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은 아직껏 새벽배송에 보냉가방을 도입하지 않아왔다. 여전히 새벽배송은 종이 상자로 이뤄지고 있으며, 신선식품의 경우 보냉팩을 동봉해 배송하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꾸준히 재사용 보랭가방 사용을 논의해 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재사용 보냉가방 도입을 계획하고 있지만 시기는 아직까진 미정”이라고 했다.
최근 롯데쇼핑은 코로나19로 변화한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새벽배송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4월 계열사 온라인 통합 플랫폼 ‘롯데온(ON)’을 선뵀고 롯데슈퍼가 운영하던 경기도 의왕과 부산의 오토 프레시센터를 롯데마트에 넘겨 수도권 및 부산으로 새벽배송 권역을 확대했다.
재사용 보랭가방 도입 검토 또한 새벽배송 강화 추세와 맞물려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착한 배송’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면서 배송에 사용하는 포장재 쓰레기도 늘어나는 추세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8월 재활용폐기물 발생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유통업계, 특히 신선식품을 새벽 배송하는 업체 사이에선 재사용이 가능한 보랭백에 제품을 담아 배송하고 다시 가방을 회수하는 방식이 정착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 6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반영구적 재사용이 가능한 보랭가방 ‘알비백’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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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배달 서비스 ‘로켓 프레시’를 운영하고 있는 쿠팡 역시 ‘에코 프레시백’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로켓 프레시 고객은 상품을 박스 포장으로 받을지 에코 프레시백으로 받을지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수도권을 위주로 에코 프레시백을 운영 중이지만 조만간 전국 단위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의 재사용 보랭가방 도입 추진은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필환경’ 경영과도 무관치 않다. 롯데그룹은 올 초 그룹 차원에서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에 나선 바 있다. 롯데그룹은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패키징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을 3대 중점 과제로 삼고 롯데케미칼, 롯데중앙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추진해왔다.
고객의 편의성 또한 재사용 보랭가방을 도입한 이유로 꼽힌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결국 재활용 쓰레기가 나오기 마련인데다 제품을 배송 받은 고객은 포장재를 따로 모아 버려야 해서 번거롭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재사용 보랭가방은 고객 편의성과 친환경 배송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이라면서 “대부분 새벽배송 업체가 재사용 보랭가방을 사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