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너스 통장+카드론’ 장점 합쳐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이르면 오는 9월 마이너스카드(카드론)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너스 카드는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대출)처럼 약정 기간과 한도 내에서 고정된 이자율로 자유롭게 이용하다 상환이 가능한 상품이다. 고객 입장에서 수시로 쓰고 갚아도 대출건수는 1건으로 잡혀 비슷한 상품인 카드론과 견줘 장점이 많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앞서 새로운 상품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마이너스카드 출시를 언급했다”며 “구체적인 상품 계획을 밝힐 수 없으나 9월 정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카드도 지난 14일 ‘우카 마이너스론’을 출시했다. 신용도가 높은 우수 회원이 대상이며, 금리는 연 4∼10%다. 이는 기존 카드론 금리(13∼14%)에 견줘 유리한 조건이다. 이용 한도는 1억원, 약정 기간은 1년이다. 신용도에 따라 연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기존의 카드론은 이용할 때마다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우리카드 마이너스론은 마이너스통장처럼 약정기간 및 한도 내에서 고정 이자율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고객 편의가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너스 카드는 2002년 처음 등장했다. 삼성카드가 ‘바로론(Baro-Loan)’이란 이름으로 마이너스카드를 취급한 바 있다. 당시 최대 2000만원까지 연 9.9~25.9%의 금리로 대출을 제공했다. 하지만, 2002년 카드대란(신용 카드를 무분별하게 발급해 카드사 회사가 부도를 맞고 신용 불량자가 급증한 현상) 후 부실이 커지면서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2008년 신한카드가 ‘마이너스론’을 출시하며 재도약에 나섰지만, 이용률이 낮아 명맥만 이어온 상황이다.
가계 대출 7월말 9조 증가...제2금융권도 껑충
종적을 감췄던 마이너스카드가 다시금 시장에 나오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용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대출 시장이 커진 만큼 ‘마이너스카드에 대한 니즈(필요)도 커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주담대 규제가 강화되고 주식투자 자금용으로 부각하며 신용대출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원 증가했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에서 각각 7조6000억원과 1조4000억원이 늘었다. 특히 제2금융권 1조4000억원 중에서는 신용대출이 6000억원을 차지했다. 카드사가 취급하는 대출상품인 카드론도 늘었다. 전업 카드사 7곳의 6월 카드론 이용액은 3조9415억원으로 전월 3조5260억원 대비 4155억원(11.7%) 급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6.2% 증가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그간 카드사 대출상품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정도로 다양성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며 “마이너스카드의 경우 기존 상품들보다 대출 기간도 길고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도 적어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마이너스카드는 카드론보다 금리부담도 낮고, 신용평가에서도 유리하다. 예를 들어 월 500만원의 자금이 매달 필요한 사람의 경우, 카드론은 1년간 12번 대출을 통해 총 6000만원 대출 이력이 발생한다. 반면 마이너스카드는 한번에 총 6000만원의 한도를 받은 뒤 필요할 때마다 찾아 써도 대출 이력은 1회만 남게 된다.
하지만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마이너스카드 출시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대출확대 경쟁이 무분별한 대출로 이어질 수 있어 ‘제2의 카드대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마이너스카드를 받은 기간 동안 고객의 신용도에 변화가 생길 경우, 신용등급 조정ㆍ한도 축소 등 카드론처럼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 또 카드사 입장에서는 마이너스카드 대출 중 사용하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도 충당금도 쌓아야 하는 부담도 존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마이너스카드는 과거 신한ㆍ삼성카드가 취급했던 것인데, 카드대란과 맞물리면서 사장됐다”며 “상품 자체를 출시 파는 것은 문제 없으나 시장 추이나 과열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