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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순 도르마’만 100번, 투란도트 音의 힘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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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17.11.20 06:00:00

오페라 ‘투란도트’ 연습현장 가보니
대기업 관두고 26세때 성악입문 김라희
“처음 본 ‘투란도트’는 첫사랑 같아”
테너 이정원 “칼라프 역할만 100번,
할 때마다 늘 새롭고 또 어려워요”
베세토오페라단 창단 20주년 맞아
푸치니 원작 투란도트 현대적 재해석
24~2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4일 저녁 서울 서초구 방배동 베세토오페라단 ‘투란도트’ 연습현장. 투란도트 역을 맡은 소프라노 김라희(오른쪽)와 칼라프 역의 테너 이정원이 3막 마지막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는 24~2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사진=신태현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기의 감정선을 놓으면 안돼요. 점점 감정을 증폭시키면서 끌고 가다가 마지막에 팍 터뜨리는 게 중요해요.”(연출 카탈도 루소)

지난 14일 저녁 서울 서초구 방배동 베세토오페라단 ‘투란도트’ 3막 연습 현장. 연출 카탈도 루소가 노래 톤과 움직임에 대해 꼼꼼히 살피자, 가수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곧이어 재개한 연습에서 테너 이정원은 연출의 지시대로 장면 사이에 간격을 두고 감정을 쏟아내며 연기에 몰두했다.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칼라프 역할만 100여 차례 도맡아했다는 이정원은 “매번 할 때마다 늘 새롭고 어렵다”며 “감성선을 잘 좇아가 관객이 작품의 묘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임무”라고 말했다.

△베세토오페라단 20돌…초호화 캐스팅 꾸려

“얼음처럼 차가운 공주의 마음을 빼앗아라!” 푸치니의 대작 오페라 ‘투란도트’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베세토오페라단이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아 푸치니 원작 오리지널의 맛과 멋을 극대화해 선보인다. 무대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장은 “‘투란도트’는 몇 안되는 해피엔딩 오페라 중 한 편”이라며 “지금 한국사회에 희망의 힘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 단장은 “오페라 아리아 가운데 ‘투란도트’ 음악이 가장 아름답다. 버릴 것이 없다. 창단 20돌 기념작으로 택한 이유도 음악 때문”이라며 “오페라하면 병들거나 주인공이 죽는 ‘비극’이 많은데 해피엔딩이어서 마음에 들었다”고 웃었다.

‘투란도트’는 세계 4대 걸작 오페라로 꼽힌다. 푸치니가 “이제까지의 내 오페라들은 다 버려도 좋다”고 할 만큼 그의 천부적인 예술성과 음악적 기량이 모두 녹아있는 걸작이다. 1926년 4월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했다. ‘공주는 잠 못 이루고’(네순 도르마·Nessun dorma), ‘주인님, 들어보세요’(시뇨레 아스콜타·Signore, Ascolta!) 등 주옥 같은 아리아로 유명하다.

베세토오페라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이탈리아에서 직접 푸치니페스티벌재단 상임지휘자 프랑코 트리카와 상근연출가 카탈도 루소를 초청했다. 강 단장은 “오페라 본고장인 이탈리아 토레델라고의 푸치니 페스티벌 재단과 공동으로 제작해 이탈리아 전통 특유의 감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도 귀띔했다.

주인공 투란도트 공주 역으로는 유럽 전역에서 인기 상승 중인 소프라노 이리나 바젠꼬와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중인 한국 성악가 소프라노 김라희가 맡았다. 칼라프 역에는 이탈리아의 영웅 드라마틱 스핀토 테너의 계보를 잇는 강렬한 고음의 발터 프라카로와 한국 대표 테너 이정원, 류 역으로 소프라노 신지화, 박혜진, 강혜명이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는 나의 힘…“빠져들어 시작했죠”

주역을 맡은 소프라노 김라희는 “투란도트에 빠져 성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26살 다니던 대기업인 직장을 그만두고 노래를 시작한 늦깎이 성악가이다. 김라희는 “부모님의 심한 반대로 음악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처음 본 오페라가 바로 ‘투란도트’였다. 나의 첫 사랑 같은 작품”이라며 “다행히도 내 목소리와 잘 맞아 이번 무대가 7번째”라고 말했다. 이어 “관객이 이야기에 감정이입이 되느냐는 가수의 몫”이라면서 “겉으로 강하지만 내적으론 뜨겁고 순수한 투란도트 공주의 감성 흐름을 잘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테너 이정원은 “아리아 ‘네순 도르마’는 생전에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불러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지고 익숙한 곡이라 부르기 더 어려운 같다”면서도 “투란도트에 반해 목숨을 건 수수께기에 도전해 승리하는 ‘칼라프’ 역을 실수 없이 제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곡은 ‘피겨여왕’ 김연아가 프로그램 곡으로 선택한 노래이자 TV광고 배경음악으로도 자주 쓰였다.

91년 전 초연한 투란도트가 지금, 한국인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강 단장은 단 번에 ‘사랑’을 꼽았다. 그는 “유명 아리아 ‘네순 도르마’ 가사를 보면 ‘분명히 이길 것이다. 승리할 것’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최근 한국 사회를 보면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는 것 같더라”며 “사랑의 숭고함을 깨닫고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는 이 작품을 만나 희망과 웃음, 위로를 얻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연은 푸치니 페스티벌재단과 공동 제작하는 만큼 더욱 화려하고 스펙타클한 규모로 만들어졌다. 오페라 애호가는 물론 일반 대중도 편안하게 듣고 갈 수 있는 작품으로 올해 가장 큰 추억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힘든 여건에서도 민간오페라단을 계속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강 단장은 “음악은 나의 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오페라는 내 삶의 존재이고, 날 지탱해주는 힘이에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오페라는 여전히 날 꿈꾸게 합니다.”

14일 저녁 서울 서초구 방배동 베세토오페라단 ‘투란도트’ 연습현장. 투란도트 역을 맡은 소프라노 김라희(오른쪽)와 칼라프 역의 테너 이정원이 3막 마지막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는 24~2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사진=신태현기자).
1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베세토 오페라단 ‘투란도트’ 연습현장. 칼라프 역을 맡은 테너 이정원이 3막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신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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