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교과서 저지를 위한 국회 농성을 한 지 나흘째 되던 6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농성을 해제하겠다는 겁니다. 빼든 칼을 도로 집어넣은 것과 다름없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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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여당은 확고했죠. 20일간 행정예고도 했고 의견수렴 후 그 결과를 공표했으며 확정고시를 전자관보에 올리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췄다는 겁니다. 추호도 철회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국정교과서 반대 여론은 시간이 갈수록 상승곡선을 그렸습니다. 교육부가 국정화 방침을 발표한 직후 지난달 13~15일간 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찬반이 42%로 같았습니다. 일주일이 지나자 찬성이 6%포인트 줄고 반대는 5%포인트 늘었습니다. 반대 여론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합니다. 확정고시 직후 조사에서는 찬성 36%, 반대 53%로 그 격차가 17%포인트까지 벌어졌습니다. 반대 여론이 치솟은 겁니다.
반대 여론이 높은데도 새정치연합은 농성을 ‘풀겠다 말겠다’ 반복하는 갈지(之)자 행보를 보였습니다. 여론이 따라주니 그 행동의 정당성은 얻은 걸 텐데 말이죠. 왜 그랬을까요.
이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한번 볼까요. 확정고시 이후 여론조사에서 긍정평가(41%)보다 부정평가(49%)가 많았습니다. 지난주와 비교해보면 긍정평가는 3%포인트 떨어졌고 부정평가는 5%포인트 상승했네요. 확정고시 여파를 그대로 받은 겁니다. 부정평가 이유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꼽은 비율(30%)이 가장 많았으니까요.
그럼에도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비율은 41%로 높은 편입니다. 그럼 왜 이 처럼 많은 이들이 지지했을까요. 여론에 끌려가지 않는 소신 때문이라는 답변이 외교·국제관계를 잘했다는 평가에 이어 두 번째로 꼽혔습니다.
이제 새정치연합의 당 지지율을 보죠. 올해 최저치인 20%를 기록했습니다. 이번주 처음으로 반등한 새누리당 지지율 41%보다 21%포인트나 낮은 수치입니다. 국정화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국정화 저지에 총력을 다한 새정치연합 입장으로서는 냉정한 평가에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국정화 반대 여론은 높으나 당 지지율로는 이어지지 않은 결과. 새정치연합이 원내에선 민생·경제를 위해 집중하겠다면서도 원외에선 투쟁 일변도로 가겠다는 ‘투 트랙’ 전략과 무관치않아 보입니다.
새정치연합이 농성 해제 선언을 한 6일, 관련 포털뉴스에는 1000여건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추천 수가 많은 순으로 댓글 3개만 꼽아봤습니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지···뭐하러 농성했나.”(kn***)
“농성을 했는지도 모르겠다.”(산***)
“짜고 치는 고스톱도 아니고 이건 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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