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문화대상 이 작품] 400년전 오페라 한국 첫 나들이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문화부 기자I 2015.09.24 06:15:00

- 심사위원 리뷰
서울시오페라단 ''오르페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오페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
이건용 총감독·김학민 총연출·양진모 지휘
완성도 높은 기념비적 무대
한국오페라사 기념비적 공연

오페라 ‘오르페오’의 한 장면(사진=서울시오페라단).


[이소영 음악평론가]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1567~1643)의 오페라 ‘오르페오’는 연주가 가능한 오페라 중 가장 오래됐다. 오페라역사에서 시초가 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607년 2월 24일 이탈리아의 만토바궁정에서 초연한 ‘오르페오’는 당시 귀족들의 아낌없는 지원 아래 탄생한 대표적인 궁정오페라였다. 음악사상 최초로 음악과 극이 함께 어우러지며 아리아와 서곡 등이 등장하는 등 이때부터 오페라는 형식을 갖춰 나가기 시작한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10권과 11권, 베르길리우스의 ‘전원시’에서 원작을 가져온 ‘오르페오’는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오르페오가 아내를 잃은 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아내를 찾아 나선다는 줄거리다.

후세 음악가들에 의해 ‘오르페오’는 새로운 오페라의 개념을 성립한, 실험적이고 탐구적인 수준을 넘어 고급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덕분에 몬테베르디는 바그너와 베르디보다 상위급인 ‘오페라의 조상’이란 별칭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한국오페라 70년 역사상 지금까지 ‘오르페오’는 단 한번도 정식으로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 여기에 서울시오페라단이 지난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올린 ‘오르페오’는 서양 최초의 오페라라 할 수 있는 작품을 한국에서 초연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국 클래식음악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지난 2월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클래식부문에서 창작오페라 ‘달이 물로 걸어오듯’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단체다.

최고의 연출진이 나선 것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대 음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거쳐 오랫동안 작곡가와 이론가로서 한국클래식계의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이건용 서울시오페라단장의 총감독 아래 연출가 김학민이 총연출을, 바로크음악 전문학자인 정경영 한양대 교수가 바로크 음악감독을 맡았다. 여기에 지휘자 양진모가 지휘뿐만 아니라 쳄발리스트 김희정 교수와 쳄발로를 연주했다.

바로크음악 전문 음악학자와 지휘자가 함께 악기구성을 연구하고 오케스트라 악보를 재구성하는 등 보기 드문 학문적 진지함 속에 공연을 준비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단순히 서양의 오페라를 올린 것이 아니라 국내 클래식음악계의 이론과 실기가 협력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페라가 단순히 애호가들 사이에서 감상용으로 그친 것을 넘어 전문 음악학도에게 연구의 소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기여도가 높은 공연이었다.

다만 원전악기로만 연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바로크연주법을 유지하면서 대부분의 악기는 모던악기로 편성했다. 여기에 몇몇 상징적인 바로크악기를 사용한 것 역시 현명하고 지혜로운 선택이었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초기 오페라의 단점을 담백한 연출과 연주, 출연한 성악가의 실력으로 한층 업그레이드한 시도는 올해 한국클래식계가 기념해야 할 일임에는 틀림없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