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고비를 견디며 경우 장에 도착하더라도 장에서 계속 정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장에서 죽기도 하고 밖으로 계속 빠져 나간다. 그래서 유산균을 먹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이 꾸준히 먹는 일이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지만, 계속 차고 넘칠 정도로 계속 유산균을 공급해주면 녀석들이 장 속에 머무를 수 있다.
몸에 좋다고 이것저것 유산균을 바꾸지 말고, 하나를 찍어서 한달간은 꾸준히 마셔야 유산균이 장 속에서 자리를 잡는다. 그래서 이왕이면 같은 양이라도 유산균이 많이 들어 있는 걸 고르는 게 좋다. 몸에서 빠져나가는 걸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인해전술이 유일한 전략이다.
하지만 요즘은 회사별 유산균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기 때문에 꼭 이 기준이 맞지는 않는다. 남양유업의 마시는 ‘불가리스’는 한병에 1500억~2000억마리의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세븐’도 특허받은 유산균으로 1000억마리의 유산균을 넣었다. 1ml당 7억마리쯤 된다.
한국야쿠르트의 ‘에이스’는 1ml당 5억마리로, 한병을 마시면 400억마리의 유산균을 먹는 효과가 있는데, 특히 이 제품의 미덕은 가격이다. 보통 마시는 요구르트 한병 가격이 1000원을 훌쩍 넘지만, 에이스는 400원에 불과하다. 가격대비 효과가 가장 큰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떠먹는 요구르트인 매일유업의 ‘매일바이오’와 빙그레의 ‘요플레’는 기준치의 5배인 1ml당 5억마리 이상의 유산균을 넣었다.
유산균 공급을 늘린다고 무조건 많이 먹는 건 곤란하다. 발효유 제품에 포함된 당 때문이다. 발효 과정에서 신맛이 나는데, 이걸 없애기 위해 당을 넣는다. 떠먹는 요구르트에 3g짜리 각설탕 4개 수준의 당이 함유된 제품도 있다.
그래서 요즘은 저마다 당을 줄이거나 아예 인공 당을 뺀 ‘플레인’ 제품을 많이 내놓는다. 성인의 경우 당이 적은 제품을 고르는 게 아무래도 좋다. 요즘은 ‘그릭요거트’라고 해서 크림치즈처럼 더 단단한 질감의 요구르트도 있는데, 유산균 수나 당과는 관련이 없지만, 우유를 3분의1로 압축시켜 단백질과 칼슘이 많고 지방이 낮은 게 특징이다.
유산균을 충분히 먹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유산균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녀석들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갖춰줘야 한다. 유산균은 섬유소를 좋아한다. 과일, 채소를 많이 먹으면 유산균이 장 속에서 정착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유산균을 먹으면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경우 장내 유산균의 수가 10배 많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요구르트 10개를 먹는 것보다 채소와 함께 먹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유산균을 너무 맹신하는 건 금물이다. 유산균 연구의 아버지로 불러는 러시아 메치니코프 박사는 100세 장수를 위해 매일 요구르트를 서너번씩 마셨지만, 그는 71세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유산균만 믿었다간 큰코다친다. 꾸준한 운동과 금연, 절주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