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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5월`..그룹총수들, 재판정에선 어떨까

김현아 기자I 2012.05.01 11:01:49

최태원·김승연 회장, 1심판결 앞두고 밤늦게까지 공판 출석
그룹 직원 총출동..이해관계자들 법정 시위, 경영공백 우려도

[이데일리 김현아, 한규란 기자] SK(003600)그룹과 한화(000880)그룹 등 대기업의 총수들에게 5월은 `잔인한 달`이 될 전망이다.

회삿돈 횡령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주일에 두차례씩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 간다. 수감된 최재원 수석 부회장의 구속 만기일이 7월 20일 쯤이라, 그 전에 1심 판결을 내리려고 재판에 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검찰측 핵심증인인 서범석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26일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재판정에 머물렀다. 최 회장은 한 마디도 안 했지만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을 보였다. 지난 3월 2일 첫 공판 출석때 "왜 이런 오해까지 받을까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고 말한 것 처럼.
 
최 회장 형제 재판에는 홍보·대관 관계자 뿐 아니라 김모·정모 부회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들이 참석하는데, 최신원 회장이 대주주인 SK텔레시스 직원도 눈에 띄였다. 수십명에 달하는 SK 관계자들 때문에 재판장이 법정을 5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소법정에서 형사대법정으로 바꿀 정도다.

어제(지난달 30일) 열린 김승연 한화 회장 공판도 한화그룹 임직원이 총출동하긴 마찬가지.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은 이날 1시 48분쯤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출두했는데, 저녁 7시를 넘겨서야 피고인 심문이 시작되는 바람에 9시 이후까지 법원에 머물렀다.

김 회장은 몸은 좀 괜찮아졌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상없다"고 했는데, 재판정에서도 "재판장님의 배려로 많이 회복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지난 공판때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바 있다.

김승연 회장은 이날 장남인 김동관 차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검찰 주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변호인측은 "김 회장과 아들은 특별한 관계에 있다"며 "지난번 재판부는 이 상황을 이해해 증인을 철회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14일 차기 공판에서 김 차장이 증인으로 나올 지 관심이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과 한화그룹외에도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재판이 잇따라 열리면서 재계의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면서 "빠른 재판으로 경영 공백 우려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과 김 회장 재판정에는 SK그룹과 한화그룹과 악연(?)이 있는 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법정소란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학원업체 비타에듀측 관계자들이 4월 중순까지 최태원 회장 공판장에서 시위를 벌인 바 있고, 김승연 회장 법정에서도 부석산업개발 직원이 방청석에서 "오늘은 병원 안 가셨네?" "사람 다 죽어가는 건 모르고.."라고 김 회장을 비난했다. SK그룹과 한화그룹은 두 회사가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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