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685.42에 마감했다. 각각 한 주간 5.6%, 7.9% 급락한 수치다. 특히 코스피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5일 장중 2400선 아래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코스피 하락을 주도해온 삼성전자(005930)의 반등에도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계획하고 있단 소식에 2차전지 관련주가 급락하면서 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매도세를 유지하며 코스피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 투자자는 한 주간 코스피 시장에서 1조 7116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819억원 규모를 순매도했고, 개인이 1조 5822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국내 증시의 미국 시장 대비 약세 흐름이 두드러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관론이 커지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현재 지수가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저가 매수세 유입에 따른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기술적 지표들이 일제히 침체권에 진입했는데 과거 기술적 지표들이 동시에 침체권에 진입한 이후에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역시 “지난 8월 초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을 일시적으로 하회했지만 급반등한 사례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하락은 시스템 리스크가 아닌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주에는 특히 20일(현지시간) 장 마감 이후 이뤄지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국내 반도체주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미국 기술주의 업황 둔화 우려가 국내 시장으로 전이되며 반도체 업종에 일정 부분 악영향을 미쳤다”며 “엔비디아의 실적과 가이던스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면 우려 완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정책 리스크가 이어지며 상방은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보다 정책 드라이브가 강해지고 있어 시장은 내각 인선에 따라 정책 불확실성을 계속해서 반영할 것”이라며 “취임식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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