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SEC와 바이낸스는 미국 고객들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된 모든 자산을 미국으로 환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바이낸스는 2주 이내의 별도의 디지털 지갑을 만들어 바이낸스 US 고객의 자산을 보관할 계획이다.
바이낸스 창업자인 자오창펑이나 바이낸스의 다른 법인은 이 지갑에 접근할 수 없다. 이번 합의로 바이낸스 US 고객들은 SEC와 바이낸스 간 법정싸움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거래소에 예치된 자산을 계속 인출할 수 있게 됐다. 양측은 바이낸스가 통상적인 운영비용 외에는 회사 자산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데도 합의했다.
거버 그루월 SEC 집행국장은 “우리는 근본적인 위법 행위를 해결하는 동안 미국 고객이 (바이낸스) 플랫폼에서 자산을 인출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고 말했다. 바이낸스 측은 이번 합의에 대해 “서로 수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이견을 좁힐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고객 자산은 항상 안전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SEC는 고객 자산을 무단으로 유용해 거래량을 부풀리는 등 미등록 증권 불법 거래에 관여했다며 이달 초 바이낸스와 그 창업자인 자오창펑을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이에 바이낸스는 암호화폐는 SEC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맞섰다.
바이낸스 제소 직후 SEC는 바이낸스의 자산을 전면 동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바이낸스는 이 같은 조치가 과도하게 징벌적이며 미국 거래소 폐쇄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바이낸스의 주장을 받아들여 SEC가 신청한 자산 동결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강경하던 SEC가 합의를 선택한 배경이다.
최근 SEC는 바이낸스 외에도 암호화폐 업계 전반에 칼을 대고 있다. 이달 7일엔 또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역시 증권법상 투자자 보호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SEC에 제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