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사장 "불법 업소 태워가라" 수행기사 괴롭힘 '폭로'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현대백화점 사장이 집합금지 기간에 자신을 불법 유흥업소에 수시로 데려가라며 수행기사들을 괴롭혔다는 폭로가 나왔다.

10일 YTN 보도에 따르면 카페 간판을 달고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무허가 유흥주점에 현대백화점 사장 A 씨가 회사 차를 이용해 수시로 드나들었다.

특히 업소는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진 지난달까지도 단속을 피해 몰래 영업했고 이 시기에 A씨가 수시로 드나들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진=YTN

A씨는 지난달 29일 밤 10시부터 한 시간 반가량 이곳에 머물렀고 같은 달 10일과 18일, 20일에도 밤늦게 들러 두 시간 넘게 술을 마셨다. 지난 9월에도 네 차례나 방문했다.

A 사장의 수행기사들은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해당 유흥업소를 들른 것만 해도 최소 백여 차례가 넘는다고 전했다.

A씨의 전직 수행기사 B씨는 “본인의 유흥을 왜 나한테까지 전가하는지, 너무 자주 하시니까”라고 말했다. 전직 수행기사 C씨는 “코로나 때는 안 하겠거니 했는데 여지없이 다니는데 징글징글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A 사장이 불법 업소에서 벌이는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수행기사들은 밖에서 기다려야 했고 이로 인해 초과근무는 일상이었다.

C 씨는 “들어가면 이제나저제나, 언제 나올지도 모르니까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는다. 새벽 2시에 나오겠구나, 여지없이 그 시간에 나온다”고 전했다. 또한 초과근무에 대해 B씨는 “(포괄임금제로) 통으로 묶었으니까 추가 수당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사진=YTN

A사장은 방역 수칙 위반을 시인했다. 현대백화점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A사장은 불법 유흥업소를 드나든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본인의 불찰이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만 불법 영업 사실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임원 수행기사들에게 부당하게 급여를 적게 지급해온 사실을 인정하고 수행기사들이 향후 불이익을 겪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