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대 경제대국 중국, 2분기 GDP 발표 D-1…예상 성적표는

신정은 기자I 2021.07.14 08:05:29

블룸버그 8%, HSBC 7.2% 전망
수출·산업생산 등 경제지표 나쁘지 않아
상반기 높고 하반기 낮은 '상고하저' 예상
델타 확산·원자재 가격 악재…지준율 인하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오는 15일 발표된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지난해보다 높은 성장을 달성하겠지만 1분기처럼 두자릿수를 기록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18.3%로, 분기별 성장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약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2분기는 1분기보다는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중국 2분기 성장률을 8%로 전망했고, 일본 닛케이신문 전문가들은 7.7%로 내다봤다. 영국 투자은행 HSBC는 이보다 더 낮은 7.2%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6.8%까지 추락했으며 방역 성과와 고강도 부양책 속에서 지난해 2분기 3.2%, 3분기 4.9%, 4분기 6.5%의 성장을 기록하며 반등 추세를 이어왔다.

GDP 발표를 앞두고 발표된 경제지표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특히 GDP를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산업생산은 5월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전망보다는 낮았지만 2019년 4월과 비교해서는 13.6% 증가해 2년 평균 6.6%를 기록했다. 1~5월 누적 증가율은 전년 대비 17.8%에 달했다.

1~2월 35%를 기록했던 이 지표가 한자릿수로 떨어진 만큼 2분기 성장률은 1분기(18.3%) 보다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성장에 중요한 동력인 소매판매 증가율은 5월 12.4%로 두자릿수를 유지했다. 다만 이는 시장 예상치인 13.6%를 밑도는 것으로 지난 4월(17.7%)보다도 낮다. 2019년 5월과 비교해서는 9.3% 올라 2년 평균 3.0%를 기록했다.

수출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6월 중국 수출은 2814억2000만 위안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2.2%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인 23.1%를 웃돌았다.

수입은 작년 동월보다 36.7% 증가, 전달의 51.1%보다는 낮아졌지만 시장 전망치인 30.0%를 상회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무역 실적은 최근 몇 달간 반도체 부족, 물류 병목 현상, 높은 원자재 및 운송 가격 등 요인의 압력에 노출됐지만 코로나19 봉쇄 조치 완화와 백신 보급 가속화가 세계적으로 중국 제품 수요를 강하게 끌어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는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상반기에는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내수 회복 고용개선 등에 힘입어 하반기 6% 내외 연간으로는 8%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향후 중국 정부는 기존 재정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가되 금융경제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거시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미국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중국 정부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해 15일부터 금융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GDP가 발표되는 날이다.

중국은 여러가지 악재 속에 하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느려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켄 청 미즈호금융그룹 아시아FX 수석전략가는 “인민은행의 조치가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빠르게 등장하면서 중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의 시급성을 부각시켰다”며 “이러한 완화 조치는 중국의 하반기 성장 전망과 다가오는 2분기 GDP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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