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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 달을 앞둔 이낙연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주요 구성원은 민생을 챙기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하루건너 민생 행보다. 최근 재해를 입었거나 명절을 맞아 과도한 업무가 우려되는 곳을 연달아 찾고 있다. 26일 태풍 마이선과 하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경북 울진과 영덕을 방문했으며 이틀 앞서 서울 중구 청파로에서 명절대비 택배종사자 보호조치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22일에는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화재현장을 방문했다. 말 그대로 퐁당퐁당 민생 일정을 소화 중이다.
이 대표는 가는 곳마다 “당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피겠다” “걱정하시는 부분에 공감한다”며 성난 민심을 달랬다. 택배 현장에서는 “우리당의 박홍근 의원이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안했다”고 어필하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이 대표를 두고 명절 밥상머리 여론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4월 서울·부산 재보궐 승리를 노리는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추석 연휴가 승패의 첫 갈림길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가 적극 나섰으나 상황은 녹록잖다. 연휴를 불과 며칠 앞두고 서해 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측에 의해 피살되면서 여론 추이에 촉각을 세웠다. 국민적 분노에 공감하면서도 “남북이 공동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기본 입장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사과 입장을 밝히자 진상규명을 위한 남북 공동조사를 통해 리스크의 진정을 노린다.
여기에 여권을 흔들었던 부동산 시장은 아직 불안하며 추 장관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책임론이 불거진 이상직 의원은 지난 24일 탈당했으나 여전히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어 비판 여론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제명한 김홍걸 의원, 당원권을 정지한 윤미향 민주당 의원도 여전히 시한폭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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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것은 여당에 호재다. 하지만 야당과 합의해 서둘러 처리한 4차 추경에 따른 2차 재난지원금을 민주당이 국가 재정여건을 이유로 특정 계층에 선별적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은 논란거리다. 특히 유흥업소 등에도 지원하기로 한 데에 여성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4·15총선 참패 후 좀처럼 반전 기회를 못 잡던 국민의힘은 이번 명절을 계기로 뒤집기를 노린다. 대북 리스크로 정국이 어수선해진 만큼 연휴를 통해 반여권 정서가 퍼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애초 박덕흠 의원의 이해충돌 논란이 악재가 될 수 있었으나 민주당의 이 의원의 경우처럼 자진 탈당했다. 극우보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개천절 집회에도 선을 긋고 있는 등 어떻게든 분위기 변화를 모색했다.
정치권 역시 최근 불거진 잇단 악재가 민주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 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데일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에도 이번 피살사건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에 좋지 않은 이슈인 게 사실”이라면서 “베일이 싸인 게 많은 사건인 만큼 며칠 사이 어떤 팩트가 밝혀지느냐에 따라 민심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이어 “북한 문제와 더불어 추 장관의 논란과 이낙연 체제의 평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성과 등이 주요 주제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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