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는 분명 다이어트에 유리하다. 풍부한 식이섬유, 낮은 혈당지수로 ‘든든하고 건강한 탄수화물’의 대표주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또 다이어터가 아니라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식이섬유, 베타카로틴 성분, 안토시아닌 성분 등이 풍부해 건강에 유리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 시대 식량 자원으로 선택한 식품으로 꼽았을 정도다.
고구마가 다이어터의 단짝으로 떠오른 것은 ‘혈당지수’ 덕분이다. 다이어트 식품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혈당지수’다. GI지수라고도 한다. 이는 식품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느냐를 나타내는 수치다. 다이어터에게 감자보다 고구마가 사랑받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둘다 칼로리는 비슷하지만 혈당지수는 고구마가 더 우수하다.
서울 365mc병원 강은영 영양사는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일수록 소화 과정을 느리게 하고,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킨다”며 “반대로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은 혈중 포도당을 급격히 높이고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해 비만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고구마를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맛과 영양소가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열량이 높은 조리법은 ‘구운 것’이고, 삶으면 떨어진다. 조리법에 따라 혈당 지수가 달라지는 것은 전분의 한 종류인 저항성 전분이 요리 과정에서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호주 시드니대는 이와 관련 실험을 진행했다. 50g 고구마를 껍질을 벗긴 뒤 물에 삶는 방법, 기름에 볶거나 튀기는 방법, 오븐이나 숯에 굽는 등 4가지 방법으로 혈당지수 변화를 체크했다.
이때 삶은 고구마는 혈당지수가 46으로 떨어지고 군고구마의 경우 혈당지수가 94까지 뛰었다. 이는 흰 쌀밥, 바게뜨와 같은 수치이니, 결국 군고구마를 먹느니 밥 한공기를 먹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의미다.
말린 고구마도 주의해야 한다. 강은영 영양사는 “최근 체중조절을 위해 고구마말랭이 등을 찾는 다이어터가 많다”며 “식품의 수분을 없애면 양에 비해 영양가 농도가 높아져 생각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에 가장 좋은 고구마 조리법은 ‘삶기’다. 삶은 고구마는 고구마의 화학구조를 바꿔 전분이 체내 효소에 의해 더 쉽게 소화되도록 하고, 식사 이후 혈당이 갑자기 치솟다가 다시 빠르게 떨어지는 혈당 스파이크 증상을 방지한다.
아무리 고구마가 좋더라도, 피트니스 선수가 아닌 이상 모든 식단을 고구마로 채울 필요는 없다. 강 영양사는 “삼시 세끼를 고구마로 먹는 것은 ‘비추’ 한다”며 “다이어트의 관건은 지속성인데, 매끼니 고구마와 닭가슴살만 먹는 식단은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구마 섭취시,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 먹는 것이 껍질 속 풍부한 항산화물질과 식이섬유를 같이 섭취할 수 있어 건강에 더욱 도움이 된다.
또 빈속에 고구마를 먹을 경우 고구마 속 타닌·아교질이 위벽을 자극하고 위산을 과도하게 분비할 우려가 있다. 이때 속 쓰림이 발생할 수 있으니, 고구마를 먹을 때에는 우유, 삶은계란, 샐러드와 함께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그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하루 한끼 우유와 삶은 고구마를 곁들이는 것도 좋은 식단이 될 수 있다”며 “다만 길어지는 다이어트 기간과 계속되는 식단 조절에 지쳤다면 지방세포를 직접 제거하는 지방흡입에 대해 고려해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