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실손보험]팔수록 적자…보험사, 판매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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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오 기자I 2019.08.28 06:00:00

과잉진료 증가 영향…수익성 악화
적자규모 커지자 판매 중단 잇따라
설계사 수수료 줄여 판매 기피도

(그래픽=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오죽하면 3400만 명이 가입할 정도로 대중화한 상품 판매를 중단했겠습니까.”

최근 실손의료보험 손해율(계약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130%까지 치솟으면서 적자 폭이 커지자 중소형 보험사들이 잇따라 판매 중단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대형사마저 판매 수수료를 낮추는 방식으로 실손보험 판매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험료 인상이 어려워지자 적자 상품인 실손보험 신규 판매를 사실상 ‘보이콧(거부)’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셈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생명, KDB생명, DGB생명 등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올해 3월 말에는 DB생명이 9년여 만에 판매 상품 리스트에서 실손보험을 없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소비자 선택권 차원에서 상품을 유지했지만 수익성 악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보험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 눈치를 보느라 대놓고 실손보험 취급을 중단하지는 않지만 알음알음 신규 계약을 줄이고 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를 낮추고 계약 만기가 도래하면 보험 재가입 심사를 깐깐하게 하는 등 어지간해선 가입을 안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손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해온 손해보험 업계에서도 악사손해보험, AIG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등 외국계 보험사는 일찌감치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대형사만 실손보험 적자를 떠안고 있다는 볼멘소리마저 나온다.

보험업계는 올해 실손보험 운용 적자가 사상 최대인 연간 2조원에 달할 수 있다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률을 사실상 결정해온 정부는 반대로 이른바 ‘문재인 케어’ 효과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줄어든 만큼 인상률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을 빚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건강보험 보장을 강화하는 ‘문 케어’ 시행 후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비급여 진료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급증하면서 이런 비급여에 보험금을 내주는 보험사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며 “실손보험 판매 중단은 보험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만큼 이런 일이 없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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