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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삼성의 첫 국내 스타트업 인수가 주는 남다른 의미

이재운 기자I 2017.11.30 06:30:00

플런티 인수 소식, 벤처-스타트업 업계에서 큰 화두
국내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M&A 있어야 창업 활성화
혁신에 대한 활발한 투자로 경제 활력 높이는 풍토를

플런티는 대화 자동화 및 자연어 이해 분야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이 기술을 일상 대화 데이터에 접목해 지난 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메세지 자동응답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한 바 있다. 구글이 인박스(Inbox)와 알로(Allo)를 통해 소개한 바 있는 ‘스마트 리플라이’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여 국내외 장애인용 디바이스 및 가상현실 기업에 공급하는 중이다.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드디어 처음으로 국내 스타트업(플런티)을 인수했다는 소식은 벤처·스타트업 업계에서 뜨거웠다. 플런티는 2015년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챗봇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다음과 LG전자, KT 등에서 데이터 분석, AI 개발에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들이 모여 창업해 운영해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9과 함께 내년 초 선보일 AI 비서 ‘빅스비2.0’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비브랩스 등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투자를 활발히 해왔지만,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은 한 건도 알려진 바가 없었다. 다른 국내 대기업들도 지주사 규제 등으로 인해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M&A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왔다. 이런 연유로 국내에서는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만들기 어렵다는 탄식이 터져나왔던 것이 최근까지의 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플런티 인수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드디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성공적인 ‘출구(Exit)’ 사례가 나온 것. 많은 전문가들은 그 동안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한 조건으로 ‘대기업으로의 활발한 M&A’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과거처럼 직접 개발한 기술을 혼자서만 계속 키우기 보다는, 대기업에 매각해 더 발전되고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게 하고, 기업가 정신을 갖춘 창업자들은 성공적인 매각 뒤 다시 혁신적인 기술이나 사업구조를 갖춘 창업을 이어가며 경제 전반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

벤처 강국인 미국이나 이스라엘, 유럽 국가들의 경우 구글이나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M&A에 임하면서 성장해왔다. 우리나라에도 삼성, 현대차, SK, LG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있다. 이들이 이번 사례처럼 활발히 유망 기업에 대한 M&A에 임한다면, 창업자들도 보다 도전적인 창업에 나설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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