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윤 한국재무설계 대표] 위기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 생애 설계는 자산관리의 가장 기본이면서 필수요건이다. 생애 설계란 가족이 앞으로 살아갈 길을 미리 가보는 것이다. 돈이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를 알게 해준다. 생애 설계는 생각보다 쉽다. 대학교에서도 학생들과 수업을 통해 시도하고 있다. 많은 학생이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진정한 부자는 ‘가족 모두가 죽을 때까지 돈이 떨어지지 않도록 준비한 사람’이다. 소득이 있을 때에는 소득으로, 소득이 없을 때에는 연금으로(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종신연금) 준비하면 된다. 더 적극적인 의미의 부자는 ‘돈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있는 사람’이다. 교육비, 결혼자금, 주택마련자금, 은퇴자금, 질병치료비, 상해자금, 간병자금, 사후정리자금 등이 충분히 준비돼 있으면 부자라고 할 수 있다. 생애 설계를 하여 적합하게 준비하면 자산관리에 여유가 생기고 무리할 필요가 없고 실수를 줄일 수 있으며 돈에 대한 철학적 관조를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고문을 하지 말자. ‘꿈을 가져라’든가,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라든가, ‘기부를 하며 살아라’ 등의 말은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무리하게 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어 사회에 기여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음으로써 사회에 도움을 주는 것이 더 먼저라고 생각한다. 나는 가난을 구제하겠다는 원대한 꿈도 없고, 다른 사람들을 먹여 살리겠다는 의무감이나 책임감에 매여 있지도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일은 나와 내가 만난 사람들에게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삶, 돈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나와 자산과의 관계를 잘 정립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주객이 전도될 수 있다. 우리는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자녀를 교육시키기 위해서, 자동차를 사기 위해서, 스마트폰 요금을 지불하기 위해서, 외식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가. 이러한 것들이 다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것들을 유지하려다가 결국은 가족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
자동차는 가족의 편리함과 행복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자동차 구매 및 유지비 때문에 자녀교육이나 은퇴 준비를 못하게 된다면 자동차는 행복이 아닌 불행을 주는 요소가 된다. 자녀교육비는 자녀와 부모의 행복을 위해서 지출되어야 하고, 휴대전화는 소통과 생활 편의를 위해 있어야지 이를 유지하기 위해 빚을 지거나 은퇴 준비를 못하게 된다면 오히려 나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