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중기 대통령’으로 불리는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에서 박성택(58)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이 당선된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지난달 27일 치러진 제25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에서 박 회장은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서병문(71) 한국철강구조물협동조합 이사장과 이재광(56)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제치고 새로운 중기중앙회장 자리에 올랐다.
박 회장의 당선을 두고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중기중앙회 집행부에 포함되지 않아 조직력에서 다른 후보에 뒤처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 그는 1월에 실시한 사전 추천제에서 가장 높은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선거 당일 1차 투표에서도 박 후보가 154표를 획득해 결선에 진출했지만 2위로 진출한 이재광(130표) 후보에게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최종 개표 결과 60%에 가까운 높은 지지율로 박 회장이 차기 중기중앙회장에 당선됐다.
박 회장은 안정적인 대기업을 뿌리치고 중소기업인의 길로 들어섰다.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난 그는 농부였던 아버지의 소원대로 정치외교학(연세대)을 전공하고 졸업 후인 1984년 LG금속(현 LS니꼬동제련)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1980년대 말 LG그룹 21세기 미래비전수립 태스크포스 활동을 하면서 세상이 급변한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특히 박 회장은 당시 60%에 머물던 주택보급률이 급증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퇴사해 레미콘, 아스콘, 골재 등 주택용 건축자재를 수입·유통하는 산하물산을 설립했다. 이후 직접 골재생산에 나서는 등 사업을 확장해 현재는 연매출 530억원 규모의 4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박 회장이 아스콘 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에서 이뤄낸 가장 큰 성과는 바로 그동안 국가표준으로 관리했던 가열 아스콘혼합물에 대한 품질인증을 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스스로 실시하게 된 점이다. 이는 정부가 2008년부터 추진한 국가표준의 민간이양 정책의 첫 사례이다.
이같은 성과를 거둔 데에는 박 회장이 평소 목표를 정하면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스스로를 먼저 가다듬고 관련 요소들을 분석하는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그는 평소에도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한결같이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선진국형 중소기업인 ‘활력있는 다수’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중기중앙회에 업종별 사업본부와 책임부회장제도를 신설해 각 조합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폐지된 단체수의계약제도를 보완한 ‘단체인증우선구매제도’를 도입해 중기·소상공인의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마련하고, 중소기업경쟁력강화위원회를 만들어 실질적으로 중기·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의 당선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내부에서 주류가 아니었던 점이 중앙회의 개혁을 바라는 전국의 각 조합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박 회장도 이해가 충돌하는 다양한 업종이 모인 중기중앙회를 장악하려면 강력한 카리스마와 함께 화합·소통을 이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사전 추천제가 도입된 이번 선거를 통해 회원들간 반목과 갈등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불법선거운동 논란에 대해서도 떳떳하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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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1957) △경희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LG금속(현 LS니꼬동제련) △산하물산 설립(1990) △중소기업중앙회 이사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