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용돈이 궁했던 고교생 A군은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1분내 휴대전화 소액대출`이라는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해당 업체는 A군에게 휴대폰으로 8만원을 결제하라고 한 뒤 선(先)이자로 40%를 떼고 4만8000원만 통장으로 입금했다.
이처럼 특정물품을 구입하면서 휴대전화로 결제하고 물품 대신 선이자를 제한 현금을 받는 소위 `휴대전화 소액결제 깡`이 최근 인터넷상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28일 재정경제부와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같은 `휴대폰 깡`이 최근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서민과 청소년 등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판단, 강력 차단에 나섰다.
재경부는 최근 유권해석을 통해 휴대폰 깡도 대부업에 해당되며 대부업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한 규율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재경부는 "휴대폰 깡 업자도 등록 의무가 있고 연 이자율을 66% 이상 받을 수 없다"며 대부분 휴대폰 깡 업자들이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무부처인 정통부는 포털사이트에서 `휴대폰 대출`을 검색할 때 대부업법을 위반한 휴대폰 깡 업체가 스폰서 링크로 나타나지 않도록 하고 `휴대폰 소액결제` `휴대폰 깡` 등 단어는 성인 인증 후에 서비스하도록 인터넷광고 심의기구에 협조 요청을 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같은 행정적 조치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판단, 휴대폰 깡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 정비도 서두르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입법으로 법안이 발의되면 처리기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의원 입법을 통해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이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열린우리당 서혜석 의원은 휴대폰 깡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휴대폰 깡 사업자와 이를 알선하는 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발의해놓고 있다.
현재 이같은 휴대폰 깡을 실시하고 있는 대부업체는 50~60개에 이르고 있고 이를 중개해주는 개인까지 등장하고 있다. 휴대폰 결제업계에서는 휴대폰 깡의 규모를 400억~6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이들 휴대폰 깡 업자들은 일반적으로 한 달 이자율을 무려 40%나 받고 있어 연리로 계산하면 500%에 이르는 초고금리를 받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