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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에게 에비앙은 누구보다 특별한 무대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2018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처음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한 유해란은 당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과보다 경험이 중요했던 10대 유망주에게 에비앙은 세계 무대로 향하는 출발점이었다. 당시 유해란은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프로 전향을 준비 중이었다.
프로 데뷔 뒤에도 유해란은 꾸준히 에비앙을 찾았다. 2023년 공동 42위, 2024년 공동 5위에 오르며 우승 경쟁력을 확인했고 지난해 컷 탈락의 아쉬움도 맛봤다. 하지만 에비앙을 향한 애정은 오히려 더 커졌다. 2024년 대회를 마친 뒤에는 “메이저 대회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코스”라며 “아마추어 때부터 여러 번 와서 코스를 잘 알고, 내 플레이 스타일에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특히 까다로운 그린과 전략적인 코스는 자신에게 오히려 강점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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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해란은 2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5번홀 버디와 6번홀(파4) 이글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이어 7번과 9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전반에만 6타를 줄였고, 후반에도 10·14·15·17·18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60타를 완성했다. 마지막 18번홀에서 이글을 잡았다면 여자골프 사상 두 번째 59타까지 가능했지만 버디에 만족했다.
정작 본인은 대기록을 의식하지도 못했다.
유해란은 “18번홀 퍼트가 59타를 위한 것인지 전혀 몰랐다”며 “경기 중에는 내 스코어도 몰랐는데 퍼트를 마친 뒤 캐디와 점수를 계산해 보니 11언더파였다. 정말 놀랐고 너무 행복했다”고 웃었다.
경기의 전환점은 6번홀 이글이었다. 유해란은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도 까다로운 홀이어서 파만 해도 만족하려고 했다”며 “141m 정도를 7번 아이언으로 쳤는데 그대로 홀에 들어갔다. 정말 놀랍고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이번 대회를 시작할 때만 해도 목표는 소박했다.
유해란은 “대회를 시작하면서 목표는 주말까지 경기하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다시 꿈을 꾸는 것 같다. 내일도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불과 2주 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뒤 가장 달라진 점도 털어놨다.
그는 “메이저 우승을 너무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전에는 스트레스가 정말 많았고 스스로를 계속 몰아붙였다”며 “하지만 우승한 뒤에는 조급함이 사라졌고 지금은 골프를 더 즐기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지금은 마음이 훨씬 편하다”며 “오늘 밤도 분명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우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들뜨지 않았다.
유해란은 “또 다른 메이저 우승을 하는 것은 정말 꿈 같은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하루가 남았다. 이와이 아키도 좋은 선수이고 다른 선수들도 모두 강하다. 내 플레이만 잘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근 메이저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은 압도적이다. 지난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유해란은 2주 만에 또 다른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 뒀다. 최근 메이저 두 대회 7라운드에서만 32언더파를 몰아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세계 여자골프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지막 남은 18홀 경기에서도 선두를 지켜내면 기록은 더욱 화려해진다. 2019년 고진영 이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한 시즌 메이저 2승을 달성하고, 박인비와 고진영에 이어 에비앙이 메이저로 승격된 이후 한 시즌 메이저 2승 이상을 기록한 세 번째 한국 선수가 된다. 또 LPGA 투어 통산 5승과 개인 두 번째 메이저 우승도 함께 달성한다.
시즌 수입은 ‘역대급’이다. 우승 상금 140만 달러(약 21억원)를 추가하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 상금 195만 달러(약 30억원)와 함께 최근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만 약 335만 달러(약 51억원)의 상금을 거머쥐게 된다.
8년 전에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게 한수 배우기 위해 에비앙을 찾았던 아마추어 유해란. 이제는 가장 사랑하는 코스에서 메이저 역사를 새로 쓰며 ‘에비앙의 여왕’이라는 또 하나의 왕관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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