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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와 협상 중단 선언…"호르무즈 봉쇄" 경고에 유가 재급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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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6.02 03:18:51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 확대에 휴전 체제 흔들
이란 "모든 전선은 연결돼 있다"…바브엘만데브 봉쇄 가능성도 거론
트럼프 "이란서 통보 못 받아"…중동 위기에 에너지 시장 긴장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이란이 미국과의 간접 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중동 위기가 다시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격을 확대하면서 가까스로 유지되던 휴전 체제가 흔들리고 있고, 이란은 이를 이유로 미국과의 외교 채널까지 차단하겠다고 나서면서 군사적 충돌과 외교적 대립이 동시에 격화하는 양상이다.

국제유가도 즉각 반응했다. 이란의 협상 중단 및 해협 봉쇄 위협이 전해진 직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6달러 이상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원유 공급망 차질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로이터=뉴스1.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가까운 타스님 통신은 1일(현지시간) 이란 협상단이 중재국을 통한 미국과의 메시지 교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타스님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점령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레바논 및 가자지구에 대한 모든 공격을 중단하기 전까지 어떠한 협상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과 저항 전선은 시오니스트 정권과 그 지지 세력을 처벌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고 다른 전선도 가동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뿐만 아니라 홍해 입구의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거론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와 인도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상 통로다. 예멘 후티 반군이 이 지역에서 공격을 재개할 경우 글로벌 해운 물류망에도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수로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의 원유 수출 물량이 집중적으로 통과한다.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이곳을 지나가는 만큼 봉쇄 가능성만으로도 국제 에너지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란 국영TV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계속될 경우 지난 4월 체결된 미국과의 휴전이 종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협상 차질을 넘어 휴전 체제 자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에 대한 군사 압박 수위를 높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가 장악하고 있는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대한 공습을 지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헤즈볼라가 지난 4월 체결된 휴전 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으로 또다시 대규모 주민 대피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지연 책임 역시 미국과 이스라엘에 돌리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를 통해 “한 전선에서의 휴전 위반은 모든 전선에서의 휴전 위반”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입장이 계속 바뀌고 있다며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이란 내부에서는 여전히 미국과의 제한적 합의를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로이터는 이란 의사결정권자들과 가까운 소식통들을 인용해 테헤란이 심화하는 경제난을 완화하고 국내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미국과 제한적인 중간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중대한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중단 보도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 기자에게 “이란으로부터 협상 중단과 관련한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많은 이야기가 공개적으로 오가고 있다”며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매우 좋은 일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은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히며 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지는 않은 모습이다.

군사적 긴장도 계속 고조되고 있다. 미군은 지난 주말 이란 방공망과 지상 통제시설, 무인기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들 시설이 선박을 위협하는 데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이 남부 이란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미군이 사용하는 공군기지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날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강력히 비난하며 방공망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미군 역시 쿠웨이트 주둔 미군을 겨냥해 발사된 이란의 탄도미사일 2발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미군 측은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경제적으로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국제유가는 타스님 보도 직후 급등세를 보였다. 이미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공급 충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실제 봉쇄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는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다. 휘발유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자극할 수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유가 급등과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이후 줄곧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에너지 가격 안정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동시에 공화당 내 강경파들은 이란에 대한 추가 압박을 요구하고 있어 백악관은 외교와 군사 대응, 국내 정치 사이에서 어려운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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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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