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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과 맞서서 우리 국고에 수천억달러”
워싱턴포스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재집권할 경우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최소 60%로 올리는 방안을 참모진과 논의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 재입성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외교정책을 비판하며 자신의 대중(對中) 강경 외교를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이달 초 연설에서 “다른 대통령들은 중국에서 10센트도 받지 못했지만 나는 공산주의 중국과 맞서서 수천억달러를 우리 국고에 쏟아넣었다”고 말했다. 공화당 원로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트럼프는 자신이 부과한 관세가 미국민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줬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고 관세라는 도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가 우위에서 협상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18~2019년 불공정 경쟁 등을 이유로 3000억달러(약 400조원) 규모 중국산 제품에 10~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에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고 국영기업의 미국 농산물 수입을 중단하는 등 보복조치를 취했다.
◇“세계 무역 뒤흔들고 분열시킬 것” 우려
만약 보도대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60% 이상으로 올린다면 미국과 세계 경제에 그때보다 훨씬 큰 충격을 일으킬 수 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조세재단의 에리카 요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8~2019년 무역전쟁은 엄청난 피해를 끼쳤는데 이(60% 관세)는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며 “수세기 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세계 무역을 뒤흔들고 분열시킬 위협이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격화시킨다면 미국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애덤 포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크게 올린다면 미국은 중국과 제3국 모두에서 시장 점유율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지난해 낸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이 단절되면 미국 경제는 1조6000억달러(약 2140조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하고 7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리는 건 중국만이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 자신이 재집권하면 관세율을 10%포인트 일괄적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런 구상에 재닛 엘런 미 재무장관은 “분명히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필요한 여러 상품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