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씨는 2017년 A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이혼 후 친정어머니와 딸, 아들을 돌보며 살고 있던 A씨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미국으로 돈을 벌러 떠나게 됐고 이에 김씨가 먼저 그의 노모와 가족들을 돌봐주겠다고 나섰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여름 A씨의 딸이 김씨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했다. 김씨가 당시 13세였던 A씨의 아들 B군을 2년 넘게 10차례 이상 성폭행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B군을 가족탕, 무인 모텔, 차 안 등에서 성폭행한 뒤 과자나 현금 몇 푼을 주며 “남자끼리 비밀이니 엄마나 누나에겐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B군의 누나가 동생의 성격이 눈에 띄게 어두워진 모습을 보고 이상함을 느끼고 휴대전화에서 ‘동성애’ 관련 내용을 발견해 추궁한 끝에 발각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가 김씨에게 따져묻자 그는 당초 “내가 죽일 놈”이라며 범행을 순순히 인정하는 듯 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는 “B군이 먼저 자신을 유혹해 이에 응했을 뿐”이라고 말을 바꿨다.
실제로 김씨와 B군이 나눈 메시지에서는 B군이 먼저 “아저씨 보고 싶어”, “내일 만나요”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아버지 없이 태어난 B군은 김씨와 연락이 끊어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범행을 참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이룰 두고 “그루밍과 친족 성폭행을 섞어 놓은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B군은 “우울증과 조울증이 왔고 신체적으로는 치질에 걸렸다. 가장 힘든 건 제가 유혹했다고 하는 점이다. 뻔뻔하게 제 탓으로 돌리는 게 당황스럽다”고 억울한 심경을 호소했다.
|
사건이 발생한 지 1년6개월이 흐른 뒤 불구속 상태에서 김씨의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김씨를 구속 수사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게 하는 편이 증거 확보에 더 용이했을 것이란 의견이다. 실제로 김씨는 수사 초반 휴대전화가 고장났다며 제출하지 않았다.
김씨는 취재진에 “내가 그 가족 때문에 억울하다. 너무 기가 찬다. 법정에서 누가 믿든 안 믿든 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100% 처벌을 달게 받겠다. 다만 터무니없이 부풀렸다는지 그런 건 인정할 수 없다”며 “애 핑계로 뭐 덤터기 씌우기도 싫고 어른이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그냥 있는 사실 그대로만 밝혀지면 합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