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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화분 안에 화분, 아니 화분 안에 화분 든 탐험가다. 무엇을 품었든 화분의 ‘중요한 역할’을 짚어낸 건 맞다. 생명을 자라게 하는 일이니까.
앙증맞게 세운, 러시아인형 ‘마트료시카’ 같은 작품 속 인물은 작가 송유정(32)의 시그니처다. 작가가 숨처럼 불어넣는 단 하나의 키워드 ‘어린아이’를 나름대로 임팩트 있게 살려낸 건데. 어린아이와 펭귄의 탐험 이야기를 다룬 연작 ‘내 어린 친구’에서 펭귄이 잠시 자리를 비운 순간에 ‘친애하는 내 어린 친구야’(Dear My Little Friend·2022)를 만들었다고 할까.
하지만 작가의 작품에서 어린아이의 모습이나 행적을 좇는 건 별 의미가 없다. 모험하는 모든 이들이 어린아이처럼 순진무구하고 흥미롭길 바라는 마음이 먼저라니까. “어린아이란 내가 지나온 길이며, 가슴에 품고 사는 꿈틀대는 자아며, 용기이자 늘 간직하고 싶은 신성한 긍정”이라고 하니까.
바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유년기의 가능성’을 빚어냈다는 거다. “예술을 통해 세계 너머의 세계를 경험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믿는다는 작가의 신념이 튀어나온 거다.
3월 11일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146번길 헤드비갤러리서 강수정·문희정·이동훈·정은정과 여는 5인전 ‘블루밍!’(Blooming!)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 갤러리가 공모해 선정한 신진작가들의 신작으로 꾸렸다. 폴리에스터에 합성페인트. 25×25×40㎝. 헤드비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