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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 인하를 매우 꺼릴 것이다.”
제이슨 퍼먼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6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연중 최대 경제학계 행사인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 2023’에서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2년간 이어진 확장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으로 인해 미국 경제에는 아직도 엄청난 양의 수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세계적인 석학이다.
퍼먼 교수는 이날 오전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고용 지표부터 거론하면서 “오늘 연례총회를 하면서 (신규 고용을) 확인했다”며 “미국의 노동시장은 극도로 타이트하다(빡빡하다)”고 설명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22만3000개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20만개)를 웃돌았다. 실업률은 월가 예상(3.7%)보다 낮은 3.5%를 기록했다.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이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에도 노동시장은 뜨거운 것이다.
퍼먼 교수는 “22만3000개 수치는 완만하게 둔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지금 미국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여전히 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업률 흐름을 두고서는 “너무 타이트한 것”이라고 말했다. 퍼먼 교수는 최근 나온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까지 언급하면서 “높은 수치의 구인은 노동시장이 과열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 기업들의 채용 공고(구인 건수)는 1046만건으로 나타났다.
퍼먼 교수는 그럼에도 연준의 피봇(pivot·통화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퍼먼 교수는 올해 연준이 피봇을 단행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사람들이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연준의 말을 더 믿고 더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근래 강경 긴축 기조를 천명하고 있는 데도 시장은 한 발 앞서 올해 하반기 인하 쪽으로 기울고 있는데 따른 일침으로 읽힌다.
그는 “연준은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금리를 계속 올리는 것을 꺼릴 것”이라면서도 “금리를 5% 이상 올린 이후 한동안 유지하기 전까지는 인하하는 것도 매우 꺼릴 것”이라고 했다. 5% 초반대까지 올린 이후 유지하는 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그는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