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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증오범죄 건수가 전년 대비 6% 증가한 7759건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8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특히 특정 인종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크게 늘었다. 흑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건수는 1930건에서 2755건으로, 아시아인에 대한 범죄는 158건에서 274건으로 각각 42.7%, 73.4% 급증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7426건으로 절대다수였다. 이 중 인신공격과 협박이 53.4%, 단순폭행이 27.6%였다. 살인과 강간도 각각 22건, 19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증오범죄와 증오 사건을 예방하고 대응하는 것은 법무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며 “2020년 FBI 증오범죄 통계는 종합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중국 탓으로 돌리는 선동적인 발언을 하면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늘었다고 진단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1월 극우단체가 미국 국회의사당을 습격한 건을 두고 백인 우월주의 단체들이 안보 위협를 위협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증오 범죄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아시아인 증오범죄 방지 법안 (코비드19 혐오범죄 법안)에 서명했다. 해당 법안은 아시아계에 대한 범죄를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연방정부 및 법무부 내에 아시아계 대상 혐오 관련 사건 검토를 신속히 처리하는 별도 담당자를 만들기로 했다.